싱가포르 공항 면세점 입찰...롯데·신라 '정면 대결'

조선비즈
  • 김은영 기자
    입력 2019.06.21 08:00

    롯데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입찰 재도전
    입찰 성공 시 내년 9월 면세점 개장...신라와 경쟁

    신라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공항점./호텔신라
    롯데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면세점 운영사업자 입찰에 재도전한다. 입찰에 성공하면 2013년부터 공항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과 대결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지난 4일 DFS가 운영 중인 18개 면세 매장에 대한 입찰공고를 냈다. 임차 기간은 2020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총 6년 간이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신규개발부문장 박창영 상무를 중심으로 창이공항 입찰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입찰 참여 준비에 나섰다. 입찰 신청 기한은 8월 5일이다.

    ◇ ‘면세점 맞수’ 롯데·신라, 창이공항서 맞붙나

    현재 창이공항의 면세 사업권은 ‘주류·담배’ 품목은 미국 면세업체 DFS가, ‘화장품·향수’는 신라면세점이 쥐고 있다. DFS는 1980년부터 창이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해 왔으나, 2년 연장 계약을 하지 않아 2020년 6월 8일부로 운영을 종료한다. 임대차계약 연장을 선택한 신라면세점은 2020년 9월 30일까지 운영한다. 신라는 화장품·향수 뿐만 아니라 주류·담배 품목에 대한 면세 사업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신라가 창이공항에서 대결을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업체는 2013년 창이공항의 ‘화장품·향수’ 면세 사업 입찰전에 뛰어들었고,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따냈다. 당시 해외사업 경험이 없던 신라면세점은 해외사업 역량이 있는 롯데면세점을 누르고 사업권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2014년에는 마카오국제공항, 2017년에는 홍콩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놓고 대결을 펼쳤다. 두 곳 모두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땄다. 2017년 제주국제공항, 지난해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 입찰전에서도 신라면세점이 승기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2014년 시드니공항, 지난해 대만 타오위안공항 면세점 운영권 입찰전에서는 롯데·신라 모두 고배를 마셨다.

    2010년에는 신라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유치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에 입점 특혜 시비 논란을 제기했고,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졌다.

    ◇ 국내는 좁다…해외 시장에서 뛴다

    오랜 ‘대결의 역사’를 지닌 만큼 롯데면세점에게 이번 창이공항 입찰은 자존심을 회복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창이공항은 매년 6600만 명의 국제선 여행객이 드나드는 아시아 3대 공항으로, 영국 항공 서비스 전문 조사기관 스카이트랙스가 발표하는 세계 최고 공항 순위에서 6년째 1위를 차지했다.

    롯데면세점 호주 브리즈번공항점./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시아 3대 공항인 만큼 창이공항의 입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면서 "롯데면세점은 주류·담배 품목에 강점을 가진 데다 해외 7개국 면세점 운영 노하우를 지니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번 입찰에 성공하면 2020년 매출 1조원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전 세계 20개(국내 8, 해외 12), 신라면세점은 10개(국내 5개, 해외 5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각각 7조5391억원, 4조7185억원이다. 매출은 롯데가 월등히 앞서지만, 해외에서의 실적은 신라가 우세하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년 전보다 두배가량 신장한 것으로, 2017년 12월 개장한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점의 성과가 주효했다. 이곳에서 화장품·향수·패션 등을 판매하는 신라면세점은 영업 첫 분기인 2018년 1분기부터 흑자를 냈다.

    반면, 지점 수가 두배 이상 많은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3000억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올해 호주 브리즈번 공항을 시작으로 오세아니아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매출 700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최근에는 치앙마이·핫야이·푸켓 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했으며, 베트남 주요 도시에도 출점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내년 매출 1조원 목표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면세시장은 포화상태인 데다, 따이궁(중국보따리상) 매출 의존도가 커 불안 요소가 많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라면서 "롯데·신라 모두 해외 진출에 주력하는 만큼 지속적인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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