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보안자료 샜는데…국토부는 “감독 강화” 방침만

입력 2019.06.19 11:15

국토부 "별도 대책·감사 없다…교육 강화"
도시재생 특별법에 보안 관련 조항도 없어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도시재생 보안자료를 이용해 투기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기 신도시 유력 후보지에 대한 개발정보가 유출됐을 때 보안을 크게 강화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도시재생 사업의 기초가 되는 특별법엔 보안과 관련된 조항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손 의원을 부패방지권익위법·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손 의원과 지인·재단·회사는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집중적으로 부동산을 사들였는데, 이들 부동산은 모두 국토부가 지난 4월 1일 확정한 전남 목포시 만호동 ‘1897 개항문화거리’ 도시재생 뉴딜사업 구역에 포함돼 있다. 검찰은 손 의원 측이 해당 지역이 사업지로 확정되기 전에 목포시 관계자로부터 보안자료를 입수해 부동산 투기에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오후 전남 목포시 만호동 ‘1897 개항문화거리’ 사업지 일대. /조홍복 기자
도시재생 사업의 보안자료가 새어나간 것이지만 국토부는 "별도 대책이나 감사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지자체를 대상으로 설명회 등 교육을 진행해 지도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이 3기 신도시 개발정보를 유출했을 때 후보지 발굴부터 공람 때까지 보안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주택지구 보안관리지침’을 지난해 11월 신설했다. 이에 더해 재발 방지를 위해 ‘공공주택 특별법’에 규정된 보안관리 및 처벌조항도 강화해 지난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공주택 지구 지정 등과 관련된 기관·업체 종사자가 관련 정보를 주택지구 지정 또는 지정 제안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누설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덕에 올해 5월 공개된 고양창릉·부천대장 등 수도권 3차 신규택지지구 발표는 이후 논란과 별개로 ‘철통보안’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도시재생 사업의 근거가 되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는 사업과 관련해 보안을 유지해야 하거나 처벌을 명시한 조항이 없는 상황이다.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 규모가 막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침 마련이나 법안 개정 등 국토부 차원에서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기준 도시재생 국비·지방비 투입계획.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약을 통해 매년 10조원, 5년간 50조원의 공적재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도시재생 관련 예산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관련 예산은 2015년 1042억원, 2016년 1452억원, 2017년 1452억원으로 1000억원대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4638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올해는 6463억원으로 더 늘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시재생 사업이 확정된 이후에는 공청회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알려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해야겠지만, 확정 이전에는 내부 정보의 누설을 막고 처벌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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