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살거 없어… 지갑닫는 외국인 관광객

조선일보
  • 이성훈 기자
    입력 2019.06.19 03:06

    1인당 평균 지출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 1200달러 선까지 추락

    외국인 여행객의 1인당 평균 지출 외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이 최근 꾸준히 줄어 1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8일 발표한 '1분기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외국인의 1인당 평균 지출은 1268달러(약 150만3700원)였다. 이는 2010년 1224달러 이후 가장 적다.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은 2000년대 중반 1200달러 수준에 머무르다, 2010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5년 1713달러(약 203만원)를 기록한 후 4년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2016년 하반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태'로 씀씀이가 컸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 중에선 일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이 773달러(약 92만원)로 가장 적어, 중국인 1735달러(약 206만원)의 절반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 관광객의 지출 감소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로만 설명되지는 않는다. 지난 1분기 일본과 미국, 홍콩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도 작년과 비교해 3~7% 정도 줄었다. 외국 관광객 지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한국의 높은 물가가 꼽힌다. 영국 경제 분석 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서울은 싱가포르, 프랑스 파리, 홍콩 등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로 꼽혔다.

    재방문 비율이 높아진 것도 1인당 지출이 감소한 요인이다. 1분기 한국을 두 번 이상 찾은 재방문율은 59.2%로 전년 같은 기간(55.2%)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국내 관광회사 관계자는 "두 번 이상 방문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큼 국내 쇼핑 상품이 다양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체험형 관광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쇼핑에 집중하는 단체 관광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하면서 한국 문화를 즐기는 개별 관광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 기간은 6.9일로 0.1일 줄었다. 여행 만족도는 93.9%로 지난해 같은 기간 93.7%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경희대 이태희 관광학과 교수는 "한국 물가가 높다는 걸 아는 외국 관광객은 최대한 알뜰하게 여행을 한다"며 "체류 기간과 지출을 늘리기 위해선 외국인이 관심을 가질 만한 체험형 관광 상품을 더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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