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조선업계, 나이지리아 1조 해양플랜트 수주 놓고 '격돌'

조선비즈
  • 한동희 기자
    입력 2019.06.14 06:00

    한국과 중국 조선사들이 1조원 규모 해양플랜트 수주를 놓고 맞붙는다. 한국은 기술력과 경험을, 중국은 가격경쟁력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조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정유화학회사 로열더치셸이 운영하는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 입찰이 이번달 마감될 예정이다. 결과는 이르면 올 연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봉가 프로젝트는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에 이르는 일감이다. 로열더치셸은 프로젝트에 투입할 시추부문과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서브시 등을 발주하기 위해 6개 부문에 걸쳐 입찰을 진행한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에지나 FPSO가 나이지리아 라고스 소재 생산 거점에 입항하고 있다./삼성중공업 제공
    한국에서는 이번 입찰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참여했다. 해외 업체로는 중국해양석유엔지니어링(COOEC)이 이탈리아 사이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중국국제해운집장상구분유한공사(CIMC)는 인도 노브 및 카빈 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참여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업스트림은 이번 수주전이 기술력 또는 가격 경쟁력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는 곳은 한국의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이 2013년 30억달러(당시 환율 환산시 약 3조4000억원)에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Egina) 프로젝트는 설계 책임을 지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열악한 현지상황까지 겹쳐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삼성중공업이 복잡한 심해 플랜트 공정을 학습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며 "혹독한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기술 노하우와 인력을 축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나이지리아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현지에서 조선 기자재를 일부 생산해야 한다는 규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업체의 수주를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새롭게 시장 진입을 시도 중인 중국이나 싱가포르가 ‘레퍼런스(신용증명)’를 쌓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저가 입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전에 참가한 중국 COOEC은 가격면에서 발주처의 요구를 충족하는 유일한 회사로 꼽히고 있다.

    중국은 한국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인건비를 내세워 한국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정유업체 BP가 10억달러 규모 토르투 프로젝트를 현대중공업이 아닌 중국 업체에 맡긴 것도 가격 탓이다.

    올 상반기 조금씩 나아지던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 시장은 다시 주춤한 모습이다. 배럴당 70달러대에서 움직이던 국제 유가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50달러대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유가가 60달러 이상은 되어야 해양플랜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양종서 박사는 "국제 유가가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발주에 확신을 가질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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