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의 현대모비스 ‘갑질’ 제재, 법원서도 졌다

입력 2019.06.13 16:20

법원, 과징금 5억원 취소소송에 모비스 손 들어줘

공정거래위원회가 작년 2월 대리점을 상대로 물량 밀어내기를 한다며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모비스(012330)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한 것이 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공정위는 현대모비스 임원 2명을 고발했는데, 검찰은 작년 11월에 이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13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6행정부는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공정위는 작년 2월 현대모비스가 대리점에 정비용 자동차 부품 구입을 할당하거나 요구했다며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현대모비스 법인과 전호석 전 대표이사, 정태환 전 부품영업본부장을 검찰에 고발했었다. 이 고발은 공정위가 법인뿐 아니라 담당 임원 등 개인에 대한 형사 고발을 활성화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뤄진 첫 사례라 눈길을 끌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이 사무실을 지나고 있다. /조선일보DB
현대모비스와 공정위 모두 아직 판결문을 받지 못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안팎에 따르면 법원은 현대모비스가 대리점에 부품을 공급하는 데 강제성이 없었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작년 11월 공정위의 현대모비스 임원 고발 건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크게 두 가지 논리를 내세웠다. 먼저 공정위 조사 결과와 달리 피해를 입었다는 대리점주가 존재하는 지 수사를 통해 밝혀내지 못한 상황에서, 기소 여부를 따질 수 없다는 점이었다.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으니 죄를 지었다는 게 성립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대리점주가 물량을 받아가는데 강제성이 없다고 봤다. 대리점에 공급한 부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없는 데다, 반품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리점이 지는 부담이 경미하다고 현대모비스는 주장했었다.


당시 공정위는 "검찰 결론과 다르게 이 사안은 서울고등법원에서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사법부의 최종적인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검찰 고발 요건에 결격 사유가 있더라도,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라는 행정 조치에 대한 판단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임원 고발 무혐의에 이어 과징금 부과에 대해서도 패소 판결이 나오자 "공정위가 구체적 증거 없이 무리하게 제재를 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검찰은 공정위 측에 현대모비스가 대리점에 강제로 떠넘긴 매출이 어떤 것인지 특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추가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점을 상대로 부품을 강제로 떠넘겼다면, ‘밀어내기’로 인한 매출과 정상적인 거래로 인한 매출이 구분되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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