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발목 잡혀도 강북은 재개발·재건축 잰걸음

조선비즈
  • 유한빛 기자
    입력 2019.06.13 09:37

    서울 강북과 강남의 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에 지역차가 나타나고 있다.

    강북은 재개발 지역과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을 중심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반면, 인허가 문제에 더해 경제적 부담까진 커진 강남에선 조합원들까지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미도아파트(한보미도맨션)와 함께 서울 강남구 재건축 사업의 유망주였던 대치쌍용2차의 조합원들이 최근 주민총회에서 조합장을 해임하고 재건축 일정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해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가 적용돼 조합원들의 경제적 부담이 대폭 커진 게 큰 원인이 됐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치쌍용 2차의 초과이익환수금 부담금이 1인당 4억~5억원 안팎으로 산정된 것으로 안다"며 "기부채납이나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 (서울시가 제시하는) 기준을 맞추다 보면 재건축 수익성도 떨어져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와 본계약만 남겨뒀던 대치쌍용2차보다 사업 추진 속도가 더뎠던 대치쌍용1차는 올해 3월 일찌감치 시공사 선정 준비를 중단했다. 재건축을 마치면 주택의 가치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큰 한강 주변의 구축 아파트 주민들도 추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추진위가 실시한 주민 설문조사의 응답자 중 90%가 잠정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제7조와 제8조 등에 따르면, 재건축 부담금을 산정하는 기준은 사업을 개시하는 시점과 종료하는 시점 간 가격 차이다. ‘사업을 종료하는 시점의 주택가격’에서 ‘사업을 개시하는 시점의 주택 가격’, ‘해당 기간 중 정상적인 주택가격 상승분’, 공사 등 사업비용을 뺀 금액을 초과이익으로 간주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최초로 구성된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승인된 날’이 사업 개시 시점이란 점이다. 추진위가 설립된 이후 조합설립과 사업계획 인가 등 사업 단계마다 최소 1~2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집값 차이를 평가하는 시점이 멀 수밖에 없다. 아직 분담금이 결정되지 않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거구역의 경우도 1인당 수억원을 환수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초과이익환수를 피했더라도 강남에서는 인허가 문제까지 사업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서초신동아아파트는 수정한 설계를 반영한 사업시행변경 내용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이주 일정이 밀렸다. 사업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임대주택 비중과 기부채납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유도하자, 비용과 기대수익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강북권의 재개발사업과 역세권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들은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는 편이다.

    성북구 장위6구역 재건축조합은 얼마전 법무사와 토지 감정평가 업무 입찰 공고를 내는 등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강서구 신안빌라 재건축조합도 최근 시공사를 다시 찾는 중이다. 신안빌라 재건축은 234가구를 400가구로 증축하는 사업이다. 신용산역 북측제2구역과 미아동 3-111 일대 재건축조합도 이달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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