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통화완화 가능성 진전"…한은에 또 금리인하 압박?

입력 2019.06.12 11:38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한은 창립 기념사에서 "통화정책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통화 완화적 기조 가능성이 진전됐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달 초부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확대를 주문했던 홍 부총리가 이 총재를 향해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이에 대해 "코멘트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언급을 회피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총재의 창립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통화 완화적 기조 가능성을 좀 진전해 말한 것 아닌가 이해한다"고 말했다.

5월 초 피지에서 열린 아세안(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 홍남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 /기재부 제공.
이날 이주열 총재의 창립 기념사는 경기여건이 더 나빠질 경우 한은이 금리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금융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홍 부총리 발언은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생각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마이너스(-0.4%)로 확인된 지난 4월 말 이후 지속적으로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초 ‘아세안(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 피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1분기 경제지표를 보고 시장에서 (금리인하 등)그와 같은 요구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세안+3 거시경제 감시기구(AMRO)가 통화완화를 권고했다"면서 우회적으로 인하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또 지난 9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회에 참석해서도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시장과의 명확한 소통에 기반한 투명한 통화정책의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날 "통화 완화적 기조 가능성이 좀 진전됐다"는 홍 부총리의 발언은 이주열 총재에 대한 금리인하 요구를 보다 명확히 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부총리가 말씀하신 것에 대해 코멘트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이 총재는 이날 창립사가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로 해석된 것에 대해 "통화정책은 현재 기조도 완화적인 상황이라고 늘 이야기해왔다. 창립 기념사 문안을 더 붙이고 할 필요 없이 그대로 해석해달라"고 했다. 홍 부총리가 한은 기준금리 방향성에 대해 언급한 것에 마뜩지 않은 심경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총재는 창립사에 언급한 ‘경제상황 변화’에 대해 "미·중 무역분쟁의 추이와 반도체 경기가 언제, 어느 정도 회복되느냐 두가지가 올해 경제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큰 요인이라고 늘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이 점점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고, 반도체 경기도 예상보다 회복시기가 지연될 것 같아 걱정된다"면서 "두 가지 요인이 예상했던 것보다 어려운 쪽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발표된 5월 실업자수, 실업률이 5월 기준 최고치를 나타낸 것에 대해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와 경제활동인구, 취업자 수가 늘면서 실업자가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면서 "취업자 수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고 실업과 고용은 비율을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華爲) 사태로 번진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대해 그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엄중한 사안인 만큼 긴장감 있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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