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떠나는 당신… 앗, 저기 돈 흘렸어요

조선일보
  • 이기훈 기자
    입력 2019.06.12 03:08 | 수정 2019.06.12 14:50

    그토록 기다렸는데, 손해보며 갈 순 없잖아요 '휴가 재테크 3'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최근 1180원대까지 올라 달러당 12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원화 환율은 연초 1120원 선에서 5% 이상 오른 상태다. 즐길 때라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 바캉스족'에겐 갑자기 부담이 생긴 셈이다. 해외여행은 가고 싶지만 그래도 헛돈은 한 푼도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돈을 덜 들이고 여행을 즐길 수 있을까.

    ◇신용카드 결제는 현지 통화로… 수수료 없는 간편 결제도 출시

    외국에서 현금을 들고 다니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편리한 만큼 대가가 있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사용자가 비자·마스터카드 같은 글로벌 카드사에 1%쯤 수수료를 내야 한다. 여기에 국내 카드사 수수료도 0.25% 안팎이다. 은행 환전 수수료랑 비교해보면, 달러·엔화처럼 환전 수수료가 싼 경우에는 국내에서 외화 현금으로 바꿔 가는 편이 이득이다. 반면 베트남·필리핀처럼 환전 수수료가 비싼 나라에 갈 땐 카드로 긁는 편이 나을 수 있다.

    바캉스 떠나는 당신… 앗, 저기 돈 흘렸어요
    /일러스트=김성규
    단, 해외에서 현지 통화가 아닌 원화로 물건 값을 결제하면 '수수료 폭탄'을 맞게 된다는 데 주의해야 한다. 이를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 서비스라 부른다. 원화로 결제하는 데 따른 수수료는 3~8%에 달한다. 그래서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하고 나서는 영수증을 보고 달러·유로화 등 현지 통화로 결제됐는지, 아니면 원화(KRW) 기준 금액이 표시돼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원화로 표시돼 있다면 DDC가 적용된 것이니 결제를 취소하고 다시 현지 통화로 결제해달라고 요구하면 된다.

    카드 수수료도 아깝고 현금으로 지갑을 두껍게 채우는 것도 부담스러운 사람은 해외 간편 결제 서비스를 기다려 보는 것도 좋다. 국내에서 원화로 사이버머니를 충전해두고, 해외에서 스마트폰에 있는 QR코드(정보가 담긴 사각 문양)를 읽히면 미리 넣어둔 사이버머니가 환율에 맞춰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카드와 달리 글로벌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나 환전 수수료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NHN 페이코 등 주요 간편 결제 업체들은 빠르면 이달 내, 늦으면 연내 일본 등에서 서비스를 열 예정이다.

    똑똑하게 환전하려면 스마트폰 들여다봐야

    알뜰하게 해외여행 가려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외환 현찰을 들고 해외에 나가려면 국내 은행에서 원화를 환전해야 한다. 이때 환전 수수료가 든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지점 창구에서 적용하는 환전 수수료는 미국 달러 기준 1.5~1.75%다. 환전 수수료는 매매 기준 환율에 얹어서 계산한다. 예컨대 매매 기준율이 달러당 1180원이면 거기에 1.75% 수수료(약 20.65원)를 붙인 1200.65원에 1달러를 살 수 있는 셈이다.

    환전 수수료를 줄이는 기본적인 팁은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것이다. 주요 은행들은 모바일로 환전하면 환전 수수료를 70~90%씩 깎아주고 있다. 앱으로 환전을 신청한 다음, 집에서 가까운 점포나 공항 내 지점 등에서 직접 원화를 받으면 된다. 예컨대 신한은행 '쏠' 앱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면, 원래 수수료(20.65원)의 10%인 2.065원만 내면 된다.

    1000달러를 환전하면 약 1만8500원쯤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은행별 환전 수수료나 모바일 앱 우대율은 은행연합회 홈페이지(www.kfb. 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공항 내 지점에서 환전하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보통 은행 지점 창구에서 환전하면 수수료율이 달러화 기준 1.5~1.75%다. 그러나 공항에서 환전할 때에는 신한은행·우리은행은 4.15%, 하나은행은 4.2 %를 받는다. 공항의 환전 수수료가 시중 점포의 배가 넘는 것이다. 예컨대 매매 기준율이 달러당 1180원일 때, 100만원을 시중 은행 점포에서 환전하면 833달러, 공항점에서 환전하면 814달러 정도밖에 못 받는다. 한편 같은 경우 모바일 앱으로 수수료 90% 우대를 받으면 약 846달러를 손에 쥔다.

    앱으로 환율 비교하고 처치 곤란 동전도 바꾸고

    모바일 앱보다도 더 싸게 환전할 방법은 없을까. 발품을 팔아도 괜찮다면 '마이뱅크' 앱을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 앱에서는 주요 은행뿐만 아니라 명동·종로 등에 많은 사설(私設) 환전소 환율도 한눈에 검색해볼 수 있다. 지난 10일 주요 은행에서 환전 수수료율 90% 우대받는 경우와 사설 환전소 환율을 비교한 결과, 달러는 은행에서 환전하는 게 저렴했지만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유로화 등은 사설 환전소를 찾는 편이 최대 1% 정도 쌌다. 꽤 큰돈을 바꿀 때는 충분히 발품 팔 가치가 있는 것이다.

    동남아시아 국가 등으로 놀러 갈 때에는 '어디서' 환전하느냐보다 '몇 번' 환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때로는 '이중 환전' 하는 편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원화를 미국 달러로 바꾸고, 현지에 도착해 달러를 현지 통화로 바꾸라는 얘기다. 얼핏 보면 환전 수수료를 두 차례나 물기 때문에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국 달러는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수요가 많기 때문에 환전 수수료율이 1%대로 저렴한 편이다. 반면 동남아 국가 통화 등은 우리나라에서 찾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어 환전 수수료가 훨씬 비싸다. 예컨대 국내 은행의 베트남 동(VND)화 환전 수수료는 11~12%, 필리펜 페소화는 6.5~10% 수준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달러로, 현지에서 현지 통화로 두 번 바꾸는 편이 차라리 싸다.

    혹시 해외여행을 즐긴 다음에 남은 동전을 잘 처리할 방법은 없을까. 국내 은행들은 외화 동전을 바꿔주지 않거나, 해주더라도 수수료율을 50% 안팎으로 매기고 있다. 외화 동전은 국내에서 찾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은 동전이 있다면 핀테크 업체 '우디'의 버디코인 서비스를 이용해 볼 수 있다. 외화 잔돈을 자판기(키오스크)에 넣으면 이를 스타벅스 기프티콘이나 네이버페이 모바일 상품권 등으로 교환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는 자판기가 두 군데(단국대·홈플러스 야탑점)밖에 없지만, 조만간 CGV 지점 5곳에 설치하는 등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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