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재정적자 사상 최대…"세수결손 땐 재정건정성 급속 악화"

입력 2019.06.11 16:20

1~4월 관리재정수지 적자 38조원…연간 목표치 90% 육박
정부 "재정조기집행 영향"…"세수결손시 적자·채무 급증"

국세 수입이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덜 걷힌 반면, 정부가 경기활력을 살리기 위한 확장적인 재정지출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 들어 4월까지 관리재정수지가 38조원 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적자폭이다.

최근 4년 동안 계속된 세수호황이 저물어가는 상황에서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지출을 늘린 것이 재정수지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재정조기집행 영향으로 4월까지 적자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더라도 연간으로는 당초 계획 수준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세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재정수지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19년 6월 10일 오전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홍 부총리, 김 정책실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조선DB.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세금과 세외·기금 수입을 더한 1~4월 총수입은 17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1~4월)보다 9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총지출은 196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올해 1~4월 통합재정수지는 25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38조8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1~4월 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사상 최대 규모다.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42조6000억원(GDP 대비 2.3% 이내)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연간 관리 목표치의 90% 이상이 1~4월에 발생한 셈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크게 늘면서 4월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전월보다 5조5000억원 늘어난 67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정부가 계획한 연간 관리 목표치(740조8000억원)의 90%를 넘는 수준이다.


재정수지 적자폭과 정부 채무가 이렇게 빠르게 증가한 원인에 대해 정부는 재정조기집행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에만 올해 예산의 60%를 집행하는 재정조기집행을 추진하고 있다. 재정조기집행 기조에 맞춰 연초 재정집행 규모를 확대하다보니 수입 대비 지출이 늘어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상반기 중 재정조기집행 규모를 확대하다보니 일시적으로 재정적자 규모가 커진 것처럼 나타났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재정지출 속도가 떨어지고 세입 등 총수입이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연간으로는 정부채무와 재정적자 규모가 당초 계획한 범위 안에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가 예산 집행 실적을 관리하는 ‘주요 관리대상사업’ 291조9000억원 중 4월까지 집행된 금액은 127조9000억원이었다. 연간 계획의 43.8% 가 이미 예산이 집행된 상태라는 의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초부터 세금수입이 당초 정부 계획에 비해 부진하다는 점을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09조4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 감소했다. 누적 국세 수입은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년 동안 확보하려는 세금 목표액 중 실제로 걷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여주는 세수진도율은 4월 기준 37.1%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9%p(포인트) 떨어졌다.

세수실적이 작년에 비해 부진한 이유는 경기부진에 부동산 거래가 끊기면서 소득세수가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등이 포함한 소득세수는 2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지난해 1~4월에는 수도권 주택거래가 늘면서 양도소득세가 예상보다 더 들어왔는데 올해는 급감한 것이다. 소득세의 세수진도율은 32.6%로 작년보다 3.3%p 낮은 상태다.

작년에 비해 세금이 덜걷히는 현상이 4월까지 지속되면서 올해 세출 예산안 작성 때 전망한 수준보다 세금이 덜 걷히는 세입결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재부는 당초 2019년 세수(294조8000억원)가 2018년(293조6000억원) 대비 0.4%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4월까지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4% 적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법인세 납부 실적이 집계되는 5월까지의 누적 국세수입이 작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세수결손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 지출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세수가 당초 전망에 비해 덜 걷히면 그만큼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연간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규모가 관리 목표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세수가 예상보다 덜 걷히는 세수결손이 발생할 경우 재정건전성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악화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세수기반이 약화된 상황이 때문에 정부가 재정관련 지표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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