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쑥·헛개열매’ 몸에 좋은 천연물…될성부른 ‘신약’될까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19.06.09 06:00

    의학의 발달과 함께 건강한 삶을 위한 신약 개발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예로부터 음식과 약으로 사용해 온 천연 식물은 인체 복용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을 발견하는 길로 제시된다.

    우리나라 의약 관련 산학연은 이러한 천연물의 효능·효과에 일찌감치 주목해 의약품 개발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현재 국내 기관연구소와 제약·바이오기업에서 보유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만 50개가 넘는다.

    섭취 30분 안에 심각한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독버섯 ‘붉은사슴뿔버섯’은 유방암 치료물질 ‘독소루비신’보다 500배 이상 강력한 항암물질 ‘로리딘E’를 갖고 있다. /조선DB
    가장 대표적인 천연물의약품의 시작은 항생제 ‘페니실린’이다. 1928년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접시에서 자란 푸른 곰팡이를 발견했다. 이 푸른 곰팡이는 포도상구균의 번식을 억제해 전 세계 항생제 개발의 포문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부터 할미꽃 뿌리인 ‘백두홍’이나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 등 한약재로 잘 알려진 천연 식물을 이용해 치매를 치료하는 약을 개발 중이다. 또 우리나라 자생 식물인 ‘산꼬리풀’에서 추출한 성분은 천식 등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업용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천연물의약품이 상용화 되려면 아직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다. 천연물의약품이 동·식물의 성분에서 유래한 여러 복합물 중 특정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단일성분을 찾아내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천연물에서 유효 성분을 매년 안정적으로 생산·추출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화학합성의약품처럼 동일한 함량에 동일한 효능을 나타내야 하는 것이다. 천연물의 경우 매년 성장 속도나 환경 등에 따라 작황이 변하고 성분 함량이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인삼은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자라지만 우리나라 지역에서 자란 인삼 종의 약효가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자생 식물의 경우에도 특정 지역에서만 자라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필요한 의약품 개발에는 생산환경 연구부터 필요한 실정이다.

    제약업계는 이러한 한계를 넘을 수 있다면 제2의 페니실린과 같은 글로벌 신약 탄생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3년 전 세계 천연물 의약품 시장이 4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만 차지해도 2018년 기준 국내 상위 제약·바이오기업의 연매출 1조원을 거뜬히 넘을 수 있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 만성질환이 증가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장기 복용하는 약의 안전성은 중요해지고 있다. 인간이 섭취해 온 대부분의 천연물은 식품 섭취를 통해 성분 안전성이 1차로 확인된 것이나 다름없다. 약으로 장기복용 시 안전성도 확보될 가능성이 높다.

    채성욱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연구부 박사는 "천연물의약품 개발은 아직까지 약이 없는 만성·난치성 질환 분야에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라며 "최근 성분을 표준화하려는 시도들을 통해 환자들의 ‘미충족수요(Unmet needs)’를 채울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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