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조원태 회장 선임 적법한가"… 상속세 재원 마련도 제동

조선비즈
  • 조지원 기자
    입력 2019.06.07 14:13 | 수정 2019.06.07 15:30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최근 한진칼에서 이뤄진 주요 의사결정마다 문제를 제기하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KCGI는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한진칼(180640)2대 주주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KCGI에 대해 "대주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했지만, KCGI는 조원태 회장이 ‘진짜 회장 맞냐’고 따지고 든 형국이다. 재계에서는 KCGI가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 조원태 회장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항공 미디어브리핑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재계에 따르면 KCGI는 5월 29일 서울중앙지법에 고(故)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위로금 지급 과정, 조원태 회장의 ‘회장’ 선임 과정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조사하기 위한 검사인을 선임하게 해달라며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

    KCGI는 또 한진칼이 지난해 신규 차입한 자금 1600억원에 대한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장부와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전표, 영수증, 통장사본, 현금출납장 등 증빙서류를 볼 수 있게 해달라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한진칼이 지난해부터 진행한 신규 자금 차입, 선대 회장에 대한 퇴직금 지급, 신임 회장 선임 등 주요 의사결정마다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KCGI가 조원태 회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 제동을 걸기 위해 나섰다는 평가다. 조원태 회장 등 상속인 일가는 21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을 미리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세세하게 살펴보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퇴직금 400억원을 지급했고, 한진칼‧한진 등도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칼 지분이 2.34%에 불과해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지분 17.84%를 최대한 손실 없이 상속해야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 상속세 재원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금 지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한진칼 지분 매각까지도 검토해야 한다. KCGI는 조원태 회장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한진칼 지분을 팔게 되면 나쁠 것 없는 입장이다. KCGI는 최근 한진칼 지분을 14.98%에서 15.98%까지 끌어올리며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KCGI가 투자자 모집을 위해 지속적으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으로도 한진칼이 이사회 등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KCGI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주가 띄우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KCGI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공시가 나온 뒤 지난 5일 한진칼 주가는 거래량이 급증하며 전일 대비 5.4% 올랐다. 7일 주가도 상승세다. 주가가 올라야 투자자 모집에 유리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KCGI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쟁) 이슈가 계속 살아 있어야 좋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압박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KCGI는 정기 주총이 열리는 내년 3월까지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며 명분 쌓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KCGI는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주총에서 이사 자격 강화를 위한 정권 변경, 사외이사 선임, 석태수 대표이사 연임 반대 등 목소리를 냈다. 2019년 3월 열리는 차기 주총에서도 지배구조개선 요구 목소리를 내기 위해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CGI가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상속세 재원 마련을 방해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명분 싸움"이라며 "(한진칼 의사결정에 대해) 지적을 하면서 명분을 쌓아야 나중에 주총 등에서 지배구조개선 요구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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