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밤 하늘 수놓는 인공위성의 비밀…'초속 7.9Km'

조선비즈
  • 김태환 기자
    입력 2019.06.02 06:00

    우주비행을 실현하려면 얼마의 속도가 필요할까. 정답은 초속 7.9킬로미터(km)다. 제1 우주속도라고도 불리는 초속 7.9킬로미터는 지표면에서 어떤 물체를 던졌을 때 다시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최소 속도다.

    오늘날 우리 머리 위 300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저고도 위성들 모두 이 초속 7.9킬로미터의 속도로 지구를 맴돈다. 우주탐사선이 다른 행성으로 가려면 7.9킬로미터로 도달한 지구 저위성 궤도에서 초속 11.2킬로미터(제2 우주속도)이상 추가 가속이 필요하다.

    이같은 우주속도는 아이작 뉴턴이 지구 중력으로 인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정립했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에서 탄생했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 힘이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작은 공을 초속 7.9킬로미터로 던진다고 가정하면, 이 공은 위성처럼 지구 궤도를 계속 돈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에 사용할 75t급 엔진의 연소 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그러나 지상에서 가장 빠른 이동 수단인 고속열차의 최고 속도는 시속 430킬로미터 수준이다. 이 점을 생각해보면 우주속도에 도달하는 일은 엄청난 비용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때문에 우주발사체의 90%는 고체나 액체 형태의 연료를 가득 싣은 추진체가 차지하고, 위성 등 탑재체와 장비부품은 10% 내외로 구성된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고도 300킬로미터 궤도 진입에 성공한 국내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총 중량 140톤 가운데 130톤은 연료와 액체산소로 구성됐다. 당시 나로호는 발사 10분만에 초속 7.9킬로미터에 도달했다.

    결국 우주발사체를 초속 7.9킬로미터 수준으로 가속하려면 엔진의 힘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주 발사체 개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과 같은 국방 과학기술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이유이기도 하다. 멀리 보낼 수 있는 미사일이 있다면 지면을 박차는 추력이 큰 우주 발사체를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

    발사체 엔진은 압력이 높을수록 배출 가스를 분사해 밀어내는 힘이 강하게 작용한다. 아무리 많은 연료가 있어도 압력이 낮으면 초속 7.9킬로미터에 도달할 수 없다. 발사체 엔진은 연료와 액체산소를 연소시켜 압력을 발생시키며 이 압력을 외부로 배출해 속력을 높인다.

    엔진의 크기를 확장하고 압력을 견딜 수 있는 내구도를 갖추려면 발사체의 무게가 늘어나기 마련인데, 무게 역시 가속에 영향을 미친다. 전체 무게가 늘어나면 더 큰 추력이 필요하므로 총 중량 대비 추진력을 갖출 수 있는 기술이 관건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우주발사체는 여러 단으로 나눠 만들어진다. 1단 추진체의 연료가 다하면 이 단을 분리해 전체 무게를 줄이고 2단 추진체로 다시 가속하는 방식이다. 같은 추진력이라도 무게가 가벼우면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간다.

    이상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비행성능팀 박사는 "고도가 올라갈수록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도는 데 필요한 속도는 줄어들게 된다"며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의 경우 고도 700킬로미터의 궤도에 1.5톤 위성을 투입하려면 초속 7.5킬로미터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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