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멸종위기 코뿔소 살리자"… 인공수정 돕는 로봇 개발

조선일보
  • 최인준 기자
    입력 2019.05.30 03:07

    자궁 구조 복잡해 번식력 낮아… 가는 뱀 형태 로봇으로 정자 주입
    줄기세포 활용한 복제 연구도

    보르네오코뿔소보호연합(BORA)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말레이시아에 남은 마지막 수컷 수마트라코뿔소 '탐'(Tam)이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수마트라코뿔소는 말레이시아에 단 두 마리가 남아 있었는데 탐의 사망으로 암컷 한 마리만 남았다. 코뿔소는 다른 동물에 비해 번식력이 떨어진다. 이 암컷 코뿔소를 외국으로 옮기지 않는 이상 말레이시아에서는 이제 이 코뿔소 종(種)을 보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를 구제할 방법은 없을까.

    북부흰코뿔소
    /UC샌디에이고
    과학자들이 멸종 위기에 처한 코뿔소를 구하러 나섰다. 미국 UC샌디에이고의 마이클 입 교수 연구팀은 이달 초 북부흰코뿔소〈사진〉의 자궁 안으로 수컷의 정자와 배아(수정란)를 집어넣는 뱀 형태의 가느다란 소형 로봇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북부흰코뿔소는 흰코뿔소의 아종(亞種)으로, 아프리카 중부 지역에 서식한다. 지난해 초 마지막 남은 수컷이 죽고 지금은 암컷 두 마리만 남아 자연 번식이 불가능한 상태다.

    북부흰코뿔소 암컷의 자궁 경부는 평균 길이가 25~30㎝ 정도로, 정자가 통과하기 매우 어려운 미로 구조이다. 연구진은 꼬불꼬불한 자궁 경부를 지나기 위해 로봇에 사람과 같은 힘줄을 적용했다. 로봇의 왼쪽 측면에 설치한 힘줄을 당기면 로봇이 왼쪽으로 이동하고, 오른쪽으로 당기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로봇 머리에는 소형 카메라를 장착했다. 연구진은 이 로봇으로 냉동 보관한 수컷 정자를 암컷에 주입해 인공수정을 시도할 계획이다.

    실패에 대비해 시험관 아기 방식의 인공수정도 준비하고 있다. 북부흰코뿔소 정자와 난자를 실험실에서 인공수정한 다음 상대적으로 수가 많은 남부흰코뿔소 암컷 대리모(代理母)에 착상시키는 방식이다.

    또 독일 막스델부르크 분자의학센터는 냉동 보관한 코뿔소의 피부세포로 원시세포인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연구도 하고 있다. 줄기세포로 정자와 난자를 만들고 이들을 수정시켜 복제 코뿔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코뿔소 구조를 위해선 코뿔소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대의 서지 위츠 박사 연구진은 지난해 4월 천체의 밝기로 별의 위치를 파악하는 천문학 연구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코뿔소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실제로 드론이 열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데이터를 천체 분석 프로그램에 입력해 코뿔소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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