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처럼, 음식도 클라우드 시대 곧 옵니다"

조선일보
  • 신은진 기자
    입력 2019.05.28 03:11 | 수정 2019.05.28 15:08

    윤관 BRV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

    "음식의 클라우드화로 제2의 페이팔(미국의 온라인 결제 기업) 성공 신화를 쓰겠습니다."

    윤관(44) BRV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는 올 3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전문 회사 SSG닷컴에 3500억원을 투자해 큰 주목을 받았다. BRV는 중동, 홍콩, 미국 등 해외에서 전략적 투자금을 모아, 현재 SSG닷컴 지분 11.5%를 갖고 있다.

    지난 3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전문 회사 SSG닷컴에 3500억원을 투자한 윤관 BRV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가 지난 13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난 3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전문 회사 SSG닷컴에 3500억원을 투자한 윤관 BRV캐피털매니지먼트 대표가 지난 13일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그는 '음식의 클라우드화'를 강조했다. 예전에는 데이터·프로그램을 모두 개인 컴퓨터에 저장했지만, 지금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중앙화가 이뤄져 필요할 때마다 접속해 꺼내 쓴다. 음식 분야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개인 맞춤형 주문이 실시간으로 이뤄져서 가정의 물리적·전통적 주방 역할은 점차 축소되고 신세계 그룹과 같이 온·오프라인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선도적 사업자를 주축으로 중앙화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다양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있고, 식품·음식에 대한 새벽 배송 시스템이 있지만, 더욱 광범위하고 정교하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신세계그룹이 30년 이상 축적해 온 구매 네트워크와 유통 노하우에 BRV가 보유한 해외의 앞선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음식의 클라우드화를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한다면 제2의 페이팔과 같은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RV캐피털매니지먼트의 모회사인 블루런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글로벌 벤처캐피털이다. 1998년 노키아로부터 유치한 출자금을 바탕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1999년 페이팔의 첫 번째 기관투자자로 참여했다. 페이팔은 2002년 나스닥 상장 이후 이베이에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인수됐다. 윤 대표는 블루런벤처스의 공동 창업 파트너로 현재 4명의 글로벌 대표 중 한 명이다. 2009년 모바일 지도 분야에서도 이스라엘 스타트업이었던 웨이즈를 발굴·투자한 것도 대표적인 성공 스토리다. 블루런벤처스는 웨이즈의 경영에도 관여해 기술·서비스를 고도화했고, 구글과 14억달러에 달하는 전략적 M&A를 성사시켰다. 지금의 구글맵은 웨이즈 기술을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대 뷰티 이커머스 플랫폼 모구지에, 세계적인 핀테크 기업 취뎬(趣店·Qudian) 등 다수의 유니콘 기업을 발굴해 나스닥에 상장시켰고, 국내에서는 대성산업가스,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회사인 에코프로 GEM, 부동산 정보 업체 직방 등에 투자했다. 윤 대표는 "현재 조성 중인 10억달러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활용해 국내 기업이 기술 기반 혁신을 글로벌하게 이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그의 투자 철학은 '농부 정신'이다. 윤 대표는 "보통 투자자라고 하면 다들 헌터(사냥꾼)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20년간 기술 성장 투자를 하면서 기술 트렌드에 대한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왔다"며 "'어떤 씨를 뿌리면 잘 자랄 수 있을까' 오랫동안 연구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신세계 투자도 글로벌 기술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23개월 이상 연구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투자 철학은 그의 장인인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회장님은 늘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다"며 "BRV라는 혁신 플랫폼을 통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경험과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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