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호주·뉴질랜드 "화웨이 통신기기 안쓴다", 英 "부분적 허용" 佛·獨 "특정 기업 제외 안해"

입력 2019.05.23 03:07

美요청에 각국 대응 제각각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화웨이 배제'를 가장 충실히 수용한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해 정부 각 부처와 자위대 등의 정보통신 기기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중국 2위 업체) 제품의 사용을 사실상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조달 관련 내규에 '국가 안전 보장에 관한 위험 감소'를 새 낙찰 기준으로 추가, 기밀 유출과 사이버 공격 우려가 제기되는 업체들을 제외하기로 했다.

미국과 핵심 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멤버인 호주와 뉴질랜드는 지난해 발 빠르게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다. 호주의 경우 안보법을 통신 부문에도 적용하면서 화웨이와 ZTE 장비를 사실상 배제했고, 뉴질랜드는 국내 한 이동통신사에 대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다만 두 나라는 중국을 의식해 5G 사업에서 화웨이 배제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고 있다.

영국은 파이브 아이스의 일원이지만 중국과의 협력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5G 통신망 구축 사업 중 비핵심 기술 부품 공급에 화웨이의 입찰을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영국은 지난달 테리사 메이 총리 주재 국가안보회의(NSC)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쉬쉬했으나 일간 텔레그래프가 회의 내용을 폭로했다. 미 국무부가 "독재 정부 통제하의 통신업체 부품을 배제하지 않으면 영국에 정보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발끈하자 총리실은 NSC 참석자 중 개빈 윌리엄슨 국방장관이 당일 텔레그래프 기자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해임했다.

유럽의 맹주인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추종하지는 않겠다는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6일 "어떤 특정 국가를 상대로 과학기술 분쟁이나 무역 전쟁을 벌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화웨이뿐 아니라 다른 어떤 기업에 대해서도 봉쇄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같은 날 "(5G) 확충에 어떤 기업이 참여할지 정하는 결정적 출발점은 보안 기준"이라며 "이 기준은 특정 국가나 회사를 겨냥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영국 통신사 보다폰과 EE, 일본 통신사 KDDI와 소프트뱅크는 신형 화웨이 스마트폰 출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2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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