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일가, 조양호 회장 퇴직금으로 상속세 일부 마련

조선비즈
  • 조지원 기자
    입력 2019.05.22 10:1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유족이 대한항공 등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을 수령하면서 일부 상속세 재원을 마련했다. 상속 규모가 구체적으로 정해지는 다음달 7일 이후 본격적인 상속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고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은 400억원으로 책정됐다. 조양호 회장은 1974년 12월부터 대한항공에 재직하면서 1992년 대표이사 사장, 1999년 대표이사 회장을 차례로 맡았다. 대한항공은 임원 퇴직금지급 규정에 따라 퇴임 당시 월 평균 보수, 직위별 지급률 및 근무기간 등을 고려해 퇴직금을 산정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 조양호 회장의 대표 상속인에게 400억원대 퇴직금을 이미 지급했다"고 말했다.

    고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으로부터 받은 퇴직금은 올 4월 경제개혁연대가 추산한 퇴직금(610억원)보다 200억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위로금은 유족의 뜻에 따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퇴직 임원이 특수한 공로를 세웠다고 인정할 경우 퇴직금의 2배 이내로 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

    유족은 대한항공뿐 아니라 한진칼, 한진 등에서도 퇴직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조양호 회장이 겸직한 회사는 총 9개사로 대한항공, 한진칼, 한진, 한국공항, 진에어 등의 상장사와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칼호텔네트워크 등의 비상장사다. 다른 계열사는 고 조양호 회장의 재직기간이 비교적 짧아 대한항공에 비해 퇴직금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재계는 조원태 회장 등 상속인들이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7.84%의 상속을 위해 퇴직금을 먼저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이 자회사 대한항공, 한진 등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조원태 회장 등이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한진칼 지분을 최대한 많이 보유해야 한다.

    상장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4개월간 평균 주가로 계산한다.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 가치는 이달 20일 종가(4만1500원) 기준으로 4379억원으로 최고 상속세율 50%를 단순 적용해도 2000억원이 넘는다. 다음달 7일 상장주식 가치 산정 기간이 종료되면 본격적인 상속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퇴직금은 상속재산 중 하나로 비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상속세도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될 전망이다. 상속인들은 연간 400억~45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퇴직금 수령으로 일부 재원 마련 부담을 해소한 셈이다.

    임채웅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최고 상속세율 50%가 적용되더라도 일부 공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퇴직금의 절반 이하 정도를 상속세로 내야 할 것"이라며 "국내법상 상속세만 제대로 납부할 경우 상속재산을 어떻게 처분하는지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상속재산을 미리 받아서 나머지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세를 납부하는 것은 법적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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