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거시경제 탄탄' 주장…기재부, 두달째 "실물지표 부진"

입력 2019.05.17 10:00

"추경안 신속 국회 통과 추진"

거시경제 정책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가 매월 발표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1분기 동향을 언급하며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기재부가 그린북에서 분기 자료 기반으로 분석 결과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등락이 심한 월 단위 지표만을 기준으로 경제 상황을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이기도 하다.

기재부는 지난 4월 그린북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던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 ‘실물지표 부진’이라는 진단을 내린 이후, 두 달째 동일한 진단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진단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한국 경제가 거시적으로 성공하고 있다’면서 경제낙관론을 고집하는 것과 대비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세종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직장인들의 소득과 삶의 질은 분명히 개선됐다"면서 긍정적인 경제인식을 강조했다.

기재부는 17일 발간한 ‘2019년 5월 최근 경제동향’에서 "1분기 우리 경제는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도 서술했다.

기재부는 분기 지표를 기준으로 경제 동향을 평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 동안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에서 산업생산, 수출, 고용, 물가 등 월간 지표를 기준으로 분석을 내놨었다.


기재부가 분기 지표를 판단 근거로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산업생산 등 월 단위로 발표되는 지표가 등락을 거듭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3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1% 늘었다. 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9% 줄어든 뒤, 큰 폭의 반등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1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 대비 0.8%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6% 감소다. 2월 생산 감소폭이 워낙 컸던 탓이다.

그린북에서 기재부는 3월 산업생산 및 투자 반등을 서술하면서 동시에 "2월 큰 폭의 마이너스(-)에 따른 반등으로 전월 대비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4월 수출이 2018년 12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했고, 3월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가 각각 0.1포인트(p) 하락했다"고 서술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산업생산 기준으로 1월 증가, 2월 감소, 3월 증가라는 흐름인데 1~3월을 종합해본다면 계속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4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39.9% 늘었다고 발표했다. 2월(31.3%), 3월(26.5%)와 비교해 증가폭이 커진 것이다. 그렇지만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4.8% 각각 줄었다. 홍 과장은 "유통 점포 판매 부진은 소매판매에 부정적 요인"이라면서도 "백화점은 정기 세일 기간이 3월로 앞당겨진 영향이 있고, 할인점 매출은 구조적으로 감소세"라고 설명했다.

고용에 대해서는 "취업자 증가세가 완만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산업별 취업자를 보면 서비스업에서는 증가세가 이어지고, 제조업에서는 감소폭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에 그치면서 안정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두 번째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5~6월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예산안과 각종 법률을 의식한 것이다. 경기 하강 흐름을 강조하면서 추경 예산을 신속히 의결, 집행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기재부는 "추경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 및 집행 준비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투자와 창업 활성화, 규제 혁신, 수출활력 제고 등 주요 대책 과제들을 속도감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두 달째 ‘실물 경기 부진’이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청와대의 경제인식에 대한 비판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거시경제 정책을 책임진 기재부가 경기둔화 우려를 높이는 데도, 청와대가 무리하게 낙관론을 고집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대담에서 "거시적으로 볼 때 한국 경제가 크게 성공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했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16일 "한국 경제가 거시경제에서 굉장히 탄탄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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