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규제개선 없으면 향후 10년 성장률 1%후반으로 추락"

입력 2019.05.16 12:00

"2010년대 성장률 둔화는 총요소생산성 둔화 때문"
"구조적인 성장둔화를 확대재정으로 대응하면 재정부담만 가중"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생산성 둔화 추세를 개선하지 않으면 2020년대에는 경제성장률이 1%후반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금융·노동·기업활동 규제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현재의 2% 중반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망의 핵심이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재정지출 확대로는 성장률 하락의 구조적인 요인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와 장기 전망’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을 생산측면에서 노동 및 자본의 투입요소와 총요소생산성이 기여한 부분으로 분해한 성장회계 분석결과, 2000년대 연평균 4.4% 수준이었던 경제성장률이 2010년대 3.0%으로 하락한 원인은 총요소생산성과 물적자본의 성장기여도가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에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공장에서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김동환 기자
보고서를 작성한 권규호 KDI 연구위원은 "총요소생산성의 성장기여도는 2000년대 1.6%p(포인트)에서 2010년대 0.7%p로 빠르게 하락했고, 물적자본의 성장기여도 또한 1.9%p에서 1.4%p로 둔화됐다"면서 "이는 2010년 대에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등 거시적 관점에서의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0년대의 생산성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0년대 경제성장률은 1%후반 정도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연구위원이 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 투입을 배제한 기술, 제도, 자원배분의 효율성 변화 등 경제전체의 효율성을 측정한 지표다. 총요소생산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경제시스템의 비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총요소생산성의 성장기여도는 1990년대(1991~2000년) 2.0%p, 2000년대(2001~2010년) 1.6%p, 2010년대(2011~2018년) 0.7%p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노동투입(취업자수 등)의 성장기여도는 2000년대 이후 0.8%p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활동참여자 등 노동투입은 유지되고 있지만, 경제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권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총요소생산성의 결정요인인 제도, 자원배분의 효율성, 교육 및 인적자본 등이 개선되는 속도가 둔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재조업이 대외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거나, 낮은 생산성 증가세로 인해 국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KDI는 정부 정책이 총요소생산성을 결정하는 기술혁신, 경제활동 자유도 향상 등을 촉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성장둔화에 대응하기 위핸 확장적 재정정책은 단기적인 대응방안으로 선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권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는 법제 및 재산권 보호, 금융·노동·기업활동 규제 등 제도적 요인의 개선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이를 여지가 많다"면서 "이를 통해 총요소생산성의 성장 기여도를 1.2%p까지 개선하면 현재의 2%중반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만약 정부 대응이 성장률 둔화 상황에 순환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을 혼동할 경우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구조적인 성장률 둔화을 확장적 재정정책 위주의 수요 진작책으로 대응하면 과도한 재정지출로 인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현상을 ‘순환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할 경우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대한 유인이 커지는 데,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현상이 구조적이라면 단기적인 경기부양을 목표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시행할 경우에는 중⋅장기적으로 재정 부담 확대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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