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인증에 발목 잡힌 독일 디젤車…판매량 ‘반토막’

조선비즈
  • 이창환 기자
    입력 2019.05.16 05:00

    자동차 배기구에서 시커먼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조선DB
    수입차 브랜드가 까다로워진 인증 절차로 인해 물량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반적으로 한 달이면 마무리됐던 수입차 인증 기간이 3~4개월로 길어지면서 판매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독일 브랜드의 디젤 신차가 입은 타격이 가장 크다.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입 디젤차의 누적 판매량은 2만3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1380대보다 50.8% 감소해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9월부터 배출가스 인증이 국제표준실험방식(WLTP)으로 바뀌면서 수입 디젤차 신차 출시가 미뤄졌고, 재고가 바닥나면서 판매실적도 곤두박질쳤다.

    WLTP는 시험 주행시간과 평균속도, 최고속도를 늘렸고, 실험실에서 수행하던 시험을 실제 도로에서 측정하면서 배출가스 허용 기준은 기존 수준을 유지해 통과가 한층 어렵게 됐다. 폴크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의 후속조치인데, 이 때문에 유럽에서부터 인증이 지체돼 국내에선 아직 신청도 못 한 모델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수입차 브랜드는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이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부터 파사트와 티구안 등 주력 모델의 판매를 재개했으나 WLTP 인증 방식 적용으로 올해는 판매가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그나마 아테온이 최근 국내 인증을 마쳐 지난 13일부터 판매가 재개됐다. 폴크스바겐은 아테온 한 모델로 상반기를 버텨야 할 처지다. 아우디는 대표 차종인 A6 등 일부 모델의 인증을 지난 3~4월 받았지만, 인증 이후 독일 본사로 주문을 넣고 선적해 한국까지 오는데 2~3개월이 걸려 국내 판매 재개는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증 모델도 대부분 가솔린으로 주력 모델인 디젤차는 빠졌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WLTP 인증 문제로 판매가 주춤했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인증작업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서 판매량을 회복하고 있다. 벤츠는 A클래스, B클래스, GLA, GLE, G클래스 등 여러 신차의 인증이 늦어지기도 했고 BMW는 인기 모델인 520d 등 신형 디젤 모델의 출시가 미뤄지기도 했다.

    배출가스 검사를 받고 있는 자동차. /조선DB
    가솔린, 친환경 모델을 두루 갖추지 못하고 디젤 모델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는 강화된 인증 기준으로 실적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1~4월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가솔린 모델인 벤츠 E300과 E300 4매틱스가 판매 1, 2위를 기록했고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신차뿐 아니라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모델도 새로 WLTP 인증 요건을 충족해야 해 인증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강화된 인증기준인 WLTP로 인해 수입차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부 브랜드는 개점휴업 상태에 놓일 위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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