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론스타 ICC 청구 '전부승소'... ISD도 청신호

조선비즈
  • 송기영 기자
    입력 2019.05.15 11:27 | 수정 2019.05.15 18:35

    미국계 사모펀드(PEF)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하나금융지주(086790)를 상대로 제기한 14억430만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 손해배상청구에서 하나금융이 전부승소했다.

    하나금융은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가 이런 내용의 판정문을 보내왔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론스타는 2016년 8월 국제중재재판소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협상 과정에서 금융당국을 빙자하면서 매각가격을 낮췄다"며 중재를 신청했다. 이후 손해배상금과 이자 및 원천징수금액을 포함해 청구금액을 14억430만달러(약 1조6100억원)로 조정했다.

    하나금융은 2010년 11월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주)를 주당 1만4250원(총 4조6888억원)에 거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1년2개월이 지난 2012년 1월에서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그 사이 몇 차례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서 2012년 12월 최종 매각대금은 7732억원 줄어든 3조9156억원으로 결정됐다.

    매매가격 인하는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합의한 사항이다. 당시 지불액은 계약금액 3조9157억원 가운데 국세청이 원천징수하기로 한 세금(3916억원)과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담보로 받아간 대출금(1조5000억원)을 제외한 2조240억원이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정부의 승인이 지연되는데도 하나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등 계약을 위반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ICC가 하나금융의 손을 들어주면서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도 승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소송은 론스타가 우리 정부와 기관 등을 상대로 낸 10여 건의 소송 중 하나다. 론스타는 2012년 11월 "외환은행 매각 절차를 지연시켜 손해를 봤고, 부당하게 세금을 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론스타와 한국 정부의 ISD 취지 역시 ‘외환은행 매각에 따른 손해배상’이다. 외한은행 매각 과정에서 론스타가 실제 손해를 입었냐는 것이다. 다만 책임을 묻는 대상의 차이는 있다. ISD는 한국 정부가, 국제중재재판소는 하나금융이 각각 대상이다.

    론스타가 패소 가능성이 높음에도 하나금융을 상대로 중재신청을 제기한 것도 ISD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론스타-하나금융의 소송이 마무리된만큼 ISD도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ISD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이전에 진행됐던 HSBC와 거래가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론스타는 2007년 9월 HSBC에 외환은행을 팔려 했지만 한국 정부 승인을 미루면서 무산됐다. 당시 HSBC는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이 지연되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터지자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했다.

    당시 HSBC이 제시한 외환은행 인수 가격은 하나금융의 인수가인 3조9156억원보다 2조원 가량 많았다. 론스타는 당시 금융당국이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지 않아 2조원을 손해봤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ICC 재판 결과가 ISD에도 불리하지 않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하나금융이 완전승소했다는 것은 론스타 논리나 주장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에 정부가 참여하는 ISD에도 불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다만 "ICC와 ISD는 근거법도, 당사자도, 다루는 이슈도 모두 다른 소송이기에 ICC 결과와 관계없이 ISD 소송은 독립적으로, 중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ICC 판정문 결과를 활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ISD는 중재판정부의 절차 종결 선언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결론이 언제 날지 불확실하다. 보통 절차 종결 전언 후 4∼6개월 안에 판정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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