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임대업 꿈꾸는 당신, 세금 공부부터 하세요

조선일보
  • 정원준 한화생명 영업교육팀 세무사
    입력 2019.05.15 03:08

    [한화생명 은퇴백서] 부부 합쳐 1주택이면 비과세
    9억 이하 다가구주택 1채 있다면 임대소득 금액 상관없이 비과세

    우리나라는 돈을 벌어도 세금을 내야 하고, 벌어 놓은 재산을 가족에게 물려줘도 세금을 낸다. 또 갖고 있는 재산이 부동산이라면 보유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세금이라는 게 한창 소득이 발생할 때보다 은퇴 후 소득이 줄었을 때 부담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토로하는 분이 많다. 은퇴 이후의 '세테크'가 더 중요한 이유다.

    만약, 소득이 발생했는데 세금이 없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다. 수입이 발생해도 세금을 물리지 않는 소득을 세법에서는 '비과세 소득'이라 한다. 또한 세금은 부과하나 원천징수로 과세가 종결되는, 즉 종합과세가 되지 않는 소득을 '분리과세 소득'이라고 한다. 노후에는 이런 비과세 소득과 분리과세 소득이 많을수록 좋다.

    ◇다가구주택 임대 소득은 비과세 가능

    은퇴를 앞둔 사람들과 상담해 보면 가장 큰 희망 사항 중의 하나가 바로 부동산 임대업을 하면서 노년을 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임대 수입에도 비과세 소득이 있을까? 세법에서 딱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부부 합산 1주택자의 임대 소득은 금액에 상관없이 비과세이다. 단, 주택의 공시가격이 9억원 이하여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개별 호수는 여러 개지만 건물 전체의 등기가 하나로 되어 있는 다가구주택은 세법에서 1개의 주택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다가구주택만 보유한다면 이곳에서 나오는 임대 소득은 전부 비과세다. 또 건물 관리를 위해 맨 위층 등에 직접 입주한다면 나중에 다가구주택을 처분할 때 양도소득세 거주 요건(2년 이상 거주)까지 충족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임대 수입은 비과세이므로 종합소득세 신고는 할 필요가 없고 건강보험료 산정 대상의 소득에서도 제외된다.

    만약 다주택자라면 분리과세로 전략을 구성해 보는 것도 좋다. 1인당 주택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면 분리과세가 가능하다. 만약 남편의 주택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다면 아내 또는 자녀에게 주택을 일부 증여하는 방법으로 2000만원 이하로 낮출 수 있다. 그러면 임대 수입에서 필요 경비 50~60% 등을 빼고 14%만 세금을 내면 된다. 주택임대소득은 증여를 활용해 적절히 분산시키는 전략이 유리하다.

    비과세나 분리과세 금융 상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다. 단, 가입 요건이나 금액이 제한적인 상품이 대부분이고, 일부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적절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비과세 금융 상품이 장기저축성보험이다.

    ◇누진 상속세 줄이려면 미리 조금씩 증여하는 것도 고려

    노후에 재산이 있다면 상속세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2574만원이다. 아파트에 대한 상속세는 단지 내 같은 평형의 최근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부과하는데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갖고 있어도 상속세 걱정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상속세를 줄이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미리 증여하는 것이다. 상속세와 증여세는 같은 세목으로 법령에 등재되어 있고 세율도 똑같은 세금이다. 세율은 10~ 50%의 누진세율 구조이기 때문에 고인(故人)의 전체 재산에 부과되는 고율의 상속세보다는 미리미리 조금씩 증여해서 저율의 증여세를 부담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 같은 사람에게 증여할 경우 10년 단위로 합산해 과세하기 때문에 10년 단위로 증여하는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실제로 국세청에 접수되는 증여세 신고 건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17년 한 해에만 12만8000명을 넘었고 증여 재산도 23조3000억원 이상이다. 작년 수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과거 추이를 고려하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수 사람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미리미리 증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 위해 생명보험 가입하기도"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서는 증여일 현재는 저평가되고 있지만 앞으로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산부터 증여하는 것이 좋다. 이런 재산의 예로는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부동산, 택지개발 예정 지구 내의 토지, 재개발 또는 재건축 예정 지역 내의 주택, 일시적으로 저평가된 주식·펀드 등을 들 수 있다.

    아파트 이외의 부동산은 공시가격으로 증여세가 계산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따라서 시세와 공시지가의 차이가 많이 나는 토지를 증여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또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매년 5월 말일에 새롭게 고시되기 때문에 공시지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토지는 고시일 이전에 증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달이 토지 증여의 골든타임일 수 있다.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생명보험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리 생명보험에 가입해 두면 갑자기 고인이 사망하더라도 상속세를 내기 위해 아까운 부동산을 처분하는 일 없이 세금에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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