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등 터지는 애플… 기회잡은 삼성·LG

조선일보
  • 강동철 기자
    입력 2019.05.15 03:08

    아이폰 중국 폭스콘서 만들어 관세 부과되면 160달러 더 올라
    주가 5.8% 급락… "기로에 서"

    급감하는 애플의 아이폰 판매 실적
    미국 애플이 미·중 무역 전쟁의 최대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을 중국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중국산(産) 수입품 전체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그 대상이 되는 것이다. 애플은 올해 들어 신형 아이폰XS의 고가 정책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으며 실적 하락에 빠진 상황이다. 관세 부과 탓에 아이폰의 가격이 또다시 올라갈 경우 북미 시장에서 애플의 입지가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애플의 주가는 13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에서 전날보다 5.8% 급락했다.

    북미 시장의 1위 업체인 애플의 입지가 흔들리면 2~3위인 삼성전자·LG전자로선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가격이 현재보다 100달러 이상 더 비싸지면 북미 소비자의 아이폰 이탈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과 같은 신제품 출시를 앞둔 삼성·LG로서는 공세를 펼 호기를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美 정부, 중국산 2차 관세 부과 품목에 아이폰 포함

    올 초만 해도 애플은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권에서 한발 떨어져 있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작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스마트폰을 관세 부과 품목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중국산 수입품 2500억달러 규모에 25%의 관세를 물리는 미국 정부의 1차 관세 대상 품목에서 스마트폰은 빠졌다. 하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3일 3000억달러(약 356조2500억원) 규모의 2차 관세 부과 품목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도 포함시켰다. 아이폰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성 있는 위험 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이폰에 미국 정부가 25% 관세를 부과하면 현재 999달러인 아이폰XS는 약 160달러 비싸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과 아이폰이 무역 전쟁으로 인해 기로에 섰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현재의 아이폰 가격에서도 판매량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애플은 올 1분기 북미 시장에서 146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줄었다. 시장점유율은 40%다. 여전히 1위 자리이긴 하지만 2위인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는 10.7%포인트로 줄었다. 1년 전에는 17.1%나 차이 났었다.

    ◇삼성·LG전자, 5G폰 앞세워 반사이익

    북미 시장의 최강자인 애플의 위기는 삼성전자·LG전자 입장에선 기회다. 북미는 고가(高價)폰의 판매 비중이 높아·스마트폰 업체 입장에선 가장 수익성이 좋은 시장이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세계 2위인 중국 화웨이가 진입조차 하지 못한 시장이기도 하다. 북미 시장은 애플과 함께 삼성·LG전자가 3강으로 꼽힌다. 애플을 사지 않은 소비자에게 삼성·LG 제품이 대안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갤럭시S10 시리즈가 인기를 끌며 북미 시장에서 1070만대를 팔았다. 1년 전보다 판매량을 늘며, 시장점유율이 작년 1분기 23.2%에서 올 1분기 29.3%로 6.1%포인트가 올랐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16일 세계 최초의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도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애플은 아직 5G용 아이폰을 출시하지 않았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LG전자 역시 이달 말 북미 시장에 5G용 스마트폰 V50 씽큐를 출시한다. LG전자는 유럽·중국에서는 약세지만, 유독 북미 시장에서는 10%대 중반의 점유율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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