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률 6% 난항 예상…韓 성장률 2%초반도 '흔들'

입력 2019.05.13 16:40

"中 경제성장률 개혁·개방 후 처음 6% 아래로 떨어질 수도"
韓 하방리스크 확대…"성장 목표 바꾸고 정책 수정해야"

"엎친 데 겹친 격이다."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11차 고위급 미·중 무역협상이 성과없이 끝난 것이 올해 주요한 경제 하방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을 기점으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린 미국 정부의 조치가 향후 1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최대 0.5%p(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5%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6%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목표가 물거품이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각종 연구기관들은 올해 성장률을 2%초반으로 낮추는 분위기다. 1분기 마이너스(-)를 나타낸 성장률이 빠르게 반등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현실과 동 떨어진 성장률 목표를 수정하고, 경제활력을 보강하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종결, 또는 확전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됐던 2019년 5월 9~10일 고위급협상이 합의 없이 종료됐다. /미 하버드대
◇"美 관세 부과, 올해 中 성장률 0.5%p 하락 효과"

미국과 중국은 11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아무런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10일을 기점으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고,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측 조치에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13일 국제금융센터가 11차 고위급 협상 직후 발표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보고서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IB 들은 무역협상 결렬, 관세 부과 등으로 이어진 최근 상황이 미국 보다는 중국 경제에 더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보다 중국의 부작용이 클 것이며, 일각에서는 중국의 6%대 성장률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다수 IB들은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린 이번 조치로 향후 1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0.2~0.5%p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0.3~0.5%p, 바클레이즈는 0.3~0.5%p, 영국 투자은행 HSBC는 0.47%p 가량 성장률 하락 효과가 있다고 예상했다.

IMF(6.4%),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6.2%) 등 국제기구들이 올해 중국 성장률을 6% 초반대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관세 부과가 중국의 성장률을 5%대로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후 경제성장률이 6%에 못 미치는 상황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주요 IB들은 미국 정부가 예고한 3250억달러의 관세(25%)부과까지 이뤄질 경우 1%p 가량의 성장률 하락 효과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 "韓 2.6% 이상 성장 물거품…文정부 정책 수정 불가피"

문제는 중국의 성장률이 6% 아래로 내려가는 상황이 한국 경제에 주요한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0.3%) 쇼크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검토하던 경제연구기관들은 조정 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를 넘으면 다행이라는 시각도 나타내고 있다.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 확대될 경우 ‘2분기 이후 경기가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는 정부나 한국은행의 전망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면서 "대다수 기관들이 2.6% 수준이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초반으로 크게 낮춰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은 ‘경제성장률 2.6% 이상’을 목표로 제시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 요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분기 GDP 성장률 발표 이후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탈) 약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2분기 이후에는 빠른 반등이 예상된다"면서 이를 외면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수정 요구가 나올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 경제낙관론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현실에 대한 눈높이를 시장과 비슷한 수준에 맞추면서 경제정책 무게 중심을 ‘경제체력 강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금은 경기하방위험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경기반등을 예측하기가 조심스러워지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성장률 하락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경제 위험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 기술개발, 노동개혁 등의 과제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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