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 회장 '사면초가'...확실한 '내 편'이 없네

조선비즈
  • 조지원 기자
    입력 2019.05.09 13:30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사면초가에 빠졌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경영권을 위협하는 가운데 누이들과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아버지 고(故) 조양호 회장이 선임한 전문경영인들과의 관계도 매끄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 총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9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 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에 필요한 ‘차기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당초 9일로 예정된 동일인 지정 결과 발표를 오는 15일로 연기했다. 공정위는 대기업 그룹의 ‘총수’로 볼 수 있는 동일인을 지정해 기업집단 범위 등을 정한다.

    한진그룹은 공정위에 ‘기존 동일인(고 조양호 회장) 작고 이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 내부적인 의사 합치를 이루지 못했다’라고 자료 미제출 사유를 설명했다. 당초 재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른 뒤 새로운 동일인으로 지정되는 수순을 자연스럽게 밟게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내부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현아‧원태‧현민 삼남매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공정위는 기업이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면 지분 현황과 그룹 경영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동일인 변경 신청서에는 지분 상속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결국 한진칼 최대주주인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 17.84%를 배우자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원태‧현아‧현민 삼남매가 어떻게 나눠 상속할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는 특별한 유언이 없었다면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이사장이 5.94%, 조원태‧현아‧현민 삼남매가 각 3.96%씩 상속하게 된다. 이명희 전 이사장의 선택에 따라 그룹 지배력이 좌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원태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의 보유 지분이 2.34%에 불과하다. 남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2.30%) 등과 큰 차이가 없다. 2대 주주인 KCGI(14.81%)와의 지분 경쟁에서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지키려면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최대한 손실 없이 상속해야 한다. 어머니 이명희 전 이사장과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 여동생 조현민 전 전무의 지분 양보 없이 단독으로 경영권을 지킬 수 없다.

    아버지 고 조양호 회장이 선임한 계열사 전문경영인들과의 사이도 매끄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아버지(고 조양호 회장)가 임명한 현재의 한진그룹 전문경영인 중에는 아들(조원태 현 회장)의 지시를 쉽게 따르지 않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이 가족 뿐 아니라 전문경영인과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그룹을 제대로 장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고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조원태 회장이 자기 세력을 확실하게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총수 자리를 물려받다보니 잡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족과 전문경영인 도움 없이 안정적으로 그룹을 경영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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