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계열 진에어, 한중 운항권 배분 끝내 못 받아

조선비즈
  • 진상훈 기자
    입력 2019.05.05 06:00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해 온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한국과 중국의 항공회담을 통해 증대된 운항권을 상당수 배분받게 돼 본격적으로 중국 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2위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272450)는 결국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파문 이후 정부로부터 지속적인 규제를 받아온 진에어는 중국 운항권 배분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진에어 항공기/진에어 제공
    ◇ 국토부, 진에어 제외 LCC 5개사에만 中 운수권 배분

    국토교통부는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한·중 항공회담을 통해 늘어난 운항권 주 70회와 정부 보유 운항권 주 104회, 34개 노선을 국적 항공사에게 배분했다. 이번 운항권 배분을 통해 한·중간 국적 항공사의 여객노선 수는 기존 57개에서 66개로, 운항횟수도 주당 449회에서 588회로 대폭 증가했다.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등 대형 항공사가 독점해 온 중국 핵심 노선의 운항권은 저비용항공사들에게 고르게 배분됐다. 가장 수요가 많은 인천~베이징 운항권은 제주항공(089590)이 주 4회, 티웨이항공이 주 3회를 나눠가졌다. 인천~상하이 노선의 추가 운항권 주 7회는 이스타항공으로 배분됐다.

    이번 운항권 배분에서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총 9개 노선, 주 35회를 받아 최대 수혜자가 됐다. 이는 4개 노선, 주 14회를 배분받은 대한항공과 4개 노선, 주 7회를 받은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보다 많은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6개 노선, 주 27회를 배분받았고 에어부산(298690)도 5개 노선, 주 18회를 챙겼다. 가장 늦게 설립된 에어서울에게도 인천~장자체 노선 주 3회 운항권이 돌아갔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조선일보 DB
    항공업계와 금융시장 등에서는 항공 운항권 배분으로 저비용항공사들이 수요가 두터운 중국 노선 취항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운항권 배분에서 진에어는 단 한 곳의 노선도 배분받지 못했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배제된데 대해 이렇다 할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항공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정부의 사업 규제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토부 발표 다음날인 3일 주식시장에서 진에어의 주가는 중국 운항권 배분에서 제외된데 따른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되면서 전날보다 1.8% 하락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진에어 대한 정부의 조속한 규제 해소 발표가 있어야만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실적 갈수록 악화되는 진에어…"살려달라" 호소에도 정부는 ‘모르쇠’

    진에어는 지난해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 파문 이후 진행된 정부 조사 결과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토부의 규제를 받아왔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미국 국적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010년부터 6년간 등기이사로 재직하도록 방치했다며 신규 노선 취항과 추가 항공기 도입 등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국토부가 진에어에 대해 항공면허 취소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진에어 직원들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집회를 열고 면허 취소를 저지하기 위한 대국민 호소대회를 가졌다/진에어 노조 제공
    정부 규제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진에어의 실적은 눈에 띄게 악화됐다. 지난해 진에어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6.5% 감소한 616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418억원으로 43.6% 급감했다.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궁지에 몰린 진에어 직원들은 정부에 조속히 규제를 거둘 것을 호소하고 있다. 진에어 노조는 지난달 16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직원들이 무슨 잘못을 하였기에 정부가 미래를 빼앗고 생존권을 위협하느냐"며 "제재를 철회하고 중국 운항권 배분에 참여시켜 달라"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소에도 정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정치 논리로 국내 저비용항공업계 2위 업체를 벼랑 끝에 몰고 있다"며 "끝을 알 수 없는 규제에 결국 힘 없는 직원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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