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글로벌위기 없는데 2번째 마이너스 성장… 경제원로들 "정부 아집과 무능한 관료의 합작품"

입력 2019.04.26 03:12

[성장률 쇼크]
"정부는 내가 옳다 고집 피우고 관료들 세금으로 실적내기 급급"

우리나라 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노무현 정부 이후로 보면 2003년 1분기에 북핵 위기, 사스(SARS), 카드 사태 등이 겹쳐 -0.7%로 후퇴했고, 이명박 정부 집권 1년 차인 2008년 4분기에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3.3% 역성장한 사례가 있을 뿐이다. 남유럽 재정 위기와 대규모 세수 결손이 있었던 박근혜 정부 때도 마이너스 성장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이렇다 할 대외 위기가 없는데도 2017년 4분기에 이어 벌써 두 번이나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냈다. 경제 원로들은 "도그마에 사로잡힌 정권과 무능한 관료들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며 "정책의 근본적인 수정 없이는 한국 경제의 앞날이 어둡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자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긴급 장관회의 -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자 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홍 부총리는 "모든 정책 역량과 조치를 통해 목표로 제시한 2.6%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은 "투자가 안 되고 수출이 부진한 데다 생산 기지 해외 이전, 자영업자와 서비스업의 붕괴 등이 겹쳐서 나온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영세 자영업자뿐 아니라 웬만한 제조업 중소·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다들 어렵고 기업가 정신도 많이 쇠퇴했다"며 "전체적으로 이렇게 경영 환경이 어려웠던 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많은 원로는 이렇게 된 원인을 경제정책의 실패에서 찾았다. 전광우(전 금융위원장)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대외 여건 악화보다 내부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고, 결국은 정책 기조의 문제"라며 "소득 주도 성장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제 같은 반기업, 반시장적 정책을 펴다 보니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창현(전 금융연구원장) 서울시립대 교수는 "성적이 안 나오면 공부법을 바꾸듯 경제가 안 좋으면 정책이 잘못된 게 없는지 반성하고 수정해야 하는데 현 정부는 여전히 '내가 옳다'고 고집을 피우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정부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없다면 잔뜩 얼어붙은 기업 심리도 나아질 가망이 없다"고 했다.

정권의 눈치를 보며 단기 실적 내기에만 급급한 관료들을 질책하는 원로들도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경제부총리는 "지금은 국민 세금으로 적자 재정을 편성해가며 성장률 0.1%포인트를 높이는 데 연연할 때가 아니다"라며 "투자가 안 되고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데, 강성 노조 때문에 경직된 노동시장을 어떻게 해결할 건지, 기업이 어떻게 투자하게 만들 건지 챙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반기가 되면 경제 상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정부나 한국은행의 전망과 달리, 원로들은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게 봤다. 이헌재 이사장은 "1분기 성장률이 이 정도면 올해 전체 성장률도 크게 기대할 것이 못 된다"고 했다. 윤증현 전 장관은 "정부가 경제와 기업을 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 하고 있는 소득 주도 성장, 에너지 정책, 분배복지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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