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끝난 '모바일 평택'…LG 스마트폰 "굿바이 코리아"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19.04.26 06:00

    LG전자(066570)가 국내 최대의 스마트폰 생산거점인 평택 공장의 문을 닫는다. 설비의 대부분은 베트남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700명이 넘는 생산 인력은 26일부터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로 이동하거나 아니면 희망퇴직을 하게 된다. 국내 스마트폰 기업 중 최저임금 인상 등 생산성 문제로 아예 국내 생산라인을 닫고 ‘엑소더스(exodus)’를 택한 건 LG전자가 처음이다.

    현재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16개 분기 연속 적자인 상황에서 사업에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삼성전자나 애플, 화웨이뿐 아니라 신흥 기업들과의 경쟁도 녹록지 않다. 누적적자만 약 3조원까지 쌓이며 적극적인 투자도 여의치 않다.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LG전자 제공
    이 가운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핵심 거점인 평택 공장마저 문을 닫았다. 평택 공장은 15년 전 LG전자가 원대한 포부를 품고 서울, 구미, 청주 등에 흩어져있던 생산라인을 모두 통합하며 ‘모바일 평택시대’를 외쳤던 곳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LG전자의 휴대폰 생산라인은 서울, 청주, 구미 등지에 퍼져있었다. 2003년에 LG전자 대표이사에 오른 김쌍수 전 LG 부회장은 휴대폰 생산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모든 생산라인을 평택으로 통합 및 이전할 것을 주문했다.

    당시 LG전자는 세계 시장 상위권으로 도약을 위해 휴대폰 사업 역량을 강화하던 시기였다. 당시 휴대폰 공급물량도 약 4400만대 수준이었으며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LG전자 모바일 사업의 중심이 된 평택 휴대폰 공장은 상주하는 인력만 수천명에 달하는 최대의 생산 거점으로 등극했다.

    2010년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LG전자는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G시리즈를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 미국을 중심으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평택 공장에도 활기가 돌았다. 특히 2014년에 내놓은 G3의 경우 전 세계에서 100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애플의 양강 구도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2015년 소위 ‘단통법’ 이후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약해지기 시작했고 이후 내놓은 모듈형 스마트폰 G5의 실패와 중국계 기업들의 공세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기 시작했다. 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사업 여건이 어려워졌다. LG전자는 이 시기부터 MC사업본부 인력을 줄여나가기 시작했고, 생산라인도 국내보다는 베트남이나 브라질 등에 더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생산라인 통폐합 역시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LG 회장의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구 회장은 올 초 스마트폰 사령탑을 1년 만에 교체하는 긴급 처방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국내 생산 중단 역시 생산비용 절감 등을 통해 어떻게든 사업성을 회복해보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

    특히 국내 노동 시장의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 담보가 더 어려워졌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주베트남 대사관에 따르면 LG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있는 하이퐁의 2019년 최저임금은 월 418만동, 우리돈으로 약 21만원이다. 하이퐁의 일반 노무자 평균 임금을 고려해도 약 22만~23만원에 불과하고 고급 엔지니어는 약 35만~50만원 수준이다. 국내의 경우 올해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되며 주 40시간 근무에 월 174만5150원 수준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LG전자는 중저가 제품뿐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인데 오히려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볼 정도로 수익 구조가 취약한 상황"이라며 "특히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계 기업과의 경쟁이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통상적인 비용 절감만으로는 생산단가를 크게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평택 휴대폰 공장 가동 중단으로 700명이 넘는 제조 관련 인력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LG전자 측은 750여명의 인력을 H&A사업본부 창원 사업장으로 재배치해 생활가전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과정에서 인력 이탈은 불가피하다. 경기도인 평택과 경상남도인 창원은 출퇴근할 수 없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이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도 받을 예정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