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공유업체서 '핀테크 공룡'으로… 싱가포르 '그랩'에 1억명 올라탔다

입력 2019.04.20 03:07

['금융 판'을 바꾸는 프런티어를 가다] [2] 핀테크 허브 싱가포르
대출·보험까지 진출, 동남아 장악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잘 알려진 싱가포르의 '그랩(Grab)'은 이제 단순한 차량 공유 업체가 아니다. 페이(간편 결제), 소액 대출, 보험업까지 진출해 동남아인들의 일상생활에 스며들면서 핀테크 공룡으로 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회사원 로다(32)씨는 그랩 택시로 출근한다. 일반 택시를 타면 20싱가포르달러(약 1만7000원) 낼 거리를 13싱가포르달러(약 1만1000원)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그랩 앱엔 충전형 간편결제 시스템 '그랩페이'가 탑재돼 있어 택시에서 내릴 때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된다. 로다씨는 식당에서도 그랩페이로 QR코드(정보가 담긴 사각 문양)를 찍어 간편하게 음식 값을 계산한다. 올 초 필리핀으로 여행 갔는데, 수수료 없이 자동 환전되는 그랩페이 덕분에 필리핀 페소를 쓸 일이 없었다고 한다. 필리핀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6국 내에서는 그랩페이에 충전한 돈을 환전 수수료 없이 결제할 수 있다. 로다씨와 같은 그랩 앱 이용자는 현재 1억4400만명에 달한다. 은행 계좌가 없는 동남아시아인이 전체의 70%(4억5000만명)에 이른다는 점도 그랩이 간편결제 페이로 급속히 성장한 배경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사는 루디안토(29)씨는 2015년부터 그랩에 취직해 오토바이로 승객을 태워 나르는 일을 시작했다. 막노동을 했던 그는 은행 문턱도 밟아본 적이 없었지만, 그랩에 취직해 돈도 모았다. 얼마 전엔 대출 영업을 시작한 그랩에서 대출받아 오토바이를 한 대 더 샀다. 그랩은 보험 상품도 판매한다. 그랩 소속 운전 기사가 아프거나 다쳐 일을 하지 못하는 기간에 일평균 수입의 최대 85%까지 보상해준다.

동남아 핀테크 시장을 장악한 그랩은 지난해 글로벌 컨설팅 회사 KPMG가 선정한 '글로벌 핀테크 100대 기업' 중 3위에 올라 핀테크 업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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