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말미잘 단백질로 인공 장기 만든다

조선일보
  • 최인준 기자
    입력 2019.04.11 03:07

    3D 프린터로 인쇄 기술 개발
    천연 물질이라 생체적합성 높고 기존보다 저렴하게 만들 수 있어

    차형준 포스텍 교수가 말미잘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원료로 3D(입체) 프린터에서 찍어낸 인공 귀(왼쪽 사진)와 인공 코.
    차형준 포스텍 교수가 말미잘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원료로 3D(입체) 프린터에서 찍어낸 인공 귀(왼쪽 사진)와 인공 코. /포스텍

    국내 연구진이 말미잘에서 추출한 단백질 물질로 인공 장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상용화되면 화재나 교통사고로 신체 일부를 잃었거나, 장기가 다친 환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손상된 조직과 장기를 치료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는 "말미잘에 있는 단백질을 3D(입체) 프린터에 넣어 인공 생체 구조물을 인쇄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공 장기를 제작하는 기술은 여러 차례 개발됐다. 하지만 잉크로 사용한 실리콘과 같은 합성 고분자는 입체 형태 제작이 용이하지만 사람 몸과 결합하는 생체 적합성이 떨어져 상용화되지 못했다. 과학자들은 대안으로 단백질들을 결합해 인공 장기를 만드는 시도를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대부분 단백질이 탄성과 강도가 약해 장기로 만드는 과정에서 쉽게 형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말미잘이 몸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한다는 데 착안했다. 말미잘은 몸길이의 10배까지 신체를 늘릴 정도로 탄성이 뛰어나다. 연구진은 말미잘에서 신축성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추출한 뒤 이를 세균 DNA에 넣어 대량 배양했다. 이렇게 얻은 단백질을 3D 프린터에서 20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굵기로 뽑아내 인공 귀와 코, 혈관을 만들었다. 말미잘 단백질은 누에고치에서 유래한 실크 단백질에 비해 탄성이 4배 이상 높고, 생체 적합성도 우수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차 교수는 "합성 고분자와 달리 생체 단백질은 세포가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손상된 장기를 치료하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생체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패브리케이션'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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