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칼 갈았다

조선일보
  • 오로라 기자
    입력 2019.04.09 03:09

    작년 부진 만회 위해 대형 신작 잇달아 출시

    지난해 '어닝쇼크(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급의 실적 하락을 기록한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올 들어 대형 신작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빅3'인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는 올해 지난해보다 많은 신작을 내놓는다. 올해 '빅3'의 신작 일정을 집계해 보니 넥슨이 16건, 엔씨소프트는 2건이었다. 넷마블은 상반기 중으로 5개의 신작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개, 2개, 1개씩 많다.

    국내 게임 업체의 신작 일정
    게임 산업은 한국 콘텐츠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 종목이다. '빅3'는 2017년까지 3~4년간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작년부터 신작 출시 건수가 줄고,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게임 산업을 규제하면서 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6.6%, 2%씩 하락했다. 넥슨은 '빅3' 중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늘었지만, 폭은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줄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올해 안에 무조건 실적 부진을 뒤집을 만한 신규 흥행작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게임 업체들이 줄지어 신작을 내놓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흥행작 나와라"… 쏟아지는 신작들

    넥슨의 모바일 신작 게임 '트라하'는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2달 만에 예약자 4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는 최근 1년 동안 출시된 신작 중에선 최고 기록이다. 넥슨은 또 인기 PC 게임인 '바람의 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테일즈위버' '마비노기'를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한다. PC 게임을 즐겼었던 사용자들을 유입하면서 흥행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올해엔 다양한 신작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하는 게 큰 과제"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2분기에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1만여장 화보와 100여개 영상을 기반으로 한 육성 게임 'BTS월드'를 출시한다. 이용자가 매니저가 돼 방탄소년단 멤버를 키우는 게임이다. 넷마블의 기대작인 모바일 게임 '일곱 개의 대죄'는 사전 예약 개시 후 25일 만에 신청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로 만든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27일 PC게임 '리니지:리마스터'를 선보였고, 하반기에는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을 출시할 계획이다. 리니지는 1998년 9월 출시된 국내 최초의 온라인 게임으로, 이를 활용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은 지난 20개월간 구글 앱(응용 프로그램) 장터에서 게임 매출 1위 자리를 지킬 만큼 인기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원래 지난해에 나왔어야 할 신작들이 올해 연달아 나오게 된 만큼 올해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3' 외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도 이어진다. PC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진입한 크래프톤은 올해 신규 PC게임인 '에어'와 '미스트오버'를 출시한다.

    해외시장 공략 과제로 남아

    그러나 해외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은 계속 악재로 남아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 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이 큰 만큼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해외 게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중국 정부는 1년여 만에 해외 게임을 대상으로 '판호(영업 허가증)' 발급을 재개했지만, 리스트에 오른 게임 중에 한국 게임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번에 게임 판호를 발급받은 개발사의 국적은 일본 8종, 미국 7종, 중화권 5종, 영국 2종, 기타 각 1종씩이다. 중국이 자국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한국 게임 산업을 짓누를 가능성도 지적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대신 일본 시장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이 늘었다"며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들을 내놓거나, 국내보다 일본에서 신작을 먼저 내놓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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