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골목상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았던 통큰치킨을 다시 선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와 소상공인들의 반발로 판매가 중단된 지 9년 만이다. 최근 대형마트들 사이에 가격경쟁이 심화되자, 과거 비판 받았던 상품까지 꺼내 들며 고객을 모으려는 것이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행사는 지난 28일부터 7일간 진행된다. 통큰치킨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8일부터 창립 21주년 기념으로 3주간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3일까지는 ‘다시 돌아온 통큰치킨’을 앞세워 손님을 모은다. 통큰치킨(900g)의 일반가는 7900원, 엘포인트 회원가는 5000원이다.

롯데마트는 가격 경쟁을 통큰치킨 부활 이유로 꼽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판매 기간이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 이전처럼 큰 문제는 없다"며 "9년 전 가격을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에게 이렇게 저렴한 상품이 준비됐다고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뿐만 아니라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들도 최근 초저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몇 년간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각종 규제 강화로 출점을 못 하는 데다 지속해서 온라인 쇼핑에 밀리자, 초저가에서 해답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마트(139480)는 올초부터 가격 경쟁에 열을 올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스마트한 고객 때문에 결국 중간은 없어지고 시장은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라며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블랙이오 행사에 이어 올해 4월 두번째 블랙이오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최근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거나,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4일 개장한 트레이더스 월계점은 회원제로 운영 중인 경쟁 창고형 할인점보다는 3~5%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으며, 매대는 온라인보다 저렴한 상품으로 채웠다.

4월에는 총 5주간 두번째 ‘블랙이오’를 진행할 예정이다. 1000여 품목, 1500억원 규모 상품을 선보이는 등 상반기 최대규모다. 이마트는 "유통업계 최대 비수기 4월을 맞아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블랙이오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상황이 비슷하다. 홈플러스는 지난 27일 창립 22주년 행사 ‘쇼핑하라 2019’를 한달간 연장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진행된 쇼핑하라 2019 행사 기간(1~26일)동안 홈플러스 전국 점포에는 평소보다 12% 이상 많은 2200만명의 고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줄자, 초저가를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10년에도 불황으로 소비가 주춤해 ‘10원 전쟁’이 벌어졌었다"며 "한동안 단독상품 경쟁으로 트렌드가 바뀌었지만,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다시 가격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다만 초저가 경쟁이 실적이 부진한 대형마트들의 영업이익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저가 경쟁은 출혈(出血) 경쟁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9% 줄었고, 이마트는 26.4% 감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