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문닫는 AK플라자 구로본점..."명품 없어 매출 부진"

조선비즈
  • 유윤정 기자
    입력 2019.03.26 14:13

    AK플라자 운영 애경유지공업 3년째 영업적자...손실만 200억원 달할듯
    소비 양극화 심해지며 고급백화점에 고객 몰려...AK측 "더이상 점포운영 어렵다"

    1994년 인기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는 대형 백화점 창업자의 아들 강풍호(차인표 분)와 백화점 의류 매장 직원 이진주(신애라 분)가 옛사랑의 상처를 딛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스토리를 그렸다. 시청률 45%를 기록하며 배우 차인표를 스타덤에 올렸다.

    이 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곳의 촬영장소로 유명해진 ‘애경백화점’을 떠올릴 것이다. 애경백화점 본점(AK플라자 구로본점)이 오는 8월 폐점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부진을 겪고 있는 AK플라자의 남은 4개 점포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애경백화점 시절 ‘사랑을 그대품안에’ 촬영장소로 유명세를 탔다/조선DB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 구로점은 올 8월31일부로 영업을 종료할 계획이다. 영업환경이 악화되며 더이상의 점포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그간 별다른 점포 환경 개선이나 혁신없이 구시대적인 경영을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백화점 시장은 2012년 이후 6년 연속 매출이 29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고속 성장을 거듭했지만 최근 3∼4년간 경기침체와 소비 트렌드 변화, 유통규제 등으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서도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맞춰 지속 매장 증축과 리모델링 등에 나선 대형 백화점으로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됐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빅3’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95.1%로 확대됐다. 전년보다 0.6%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소비가 양극화되면서 명품을 판매하는 고급백화점으로 고객들이 몰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AK플라자 등 중소형 백화점은 구매력(바잉파워)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AK플라자 전국 5개 백화점 중 샤넬·루이비통·에르메스 등 명품이 입점한 곳은 단 한곳도 없다. 구로본점과 평택점은 명품 편집샵인 비아델루쏘만 있다. 수원점은 버버리·에트로·코치·마크제이콥스 정도가 입점해 있다. 분당점엔 버버리·페라가모·에트로·코치, 원주점엔 명품이 없다.

    백화점에서 명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AK플라자는 명품을 선호하는 우수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한 것이다.

    AK플라자 구로점은 애경그룹이 1993년 애경유지공업 공장 터에 설립한 백화점 1호점이다. 그동안 서울 서남권 상권의 유일무이한 백화점으로 고객들이 붐볐지만 목동 현대백화점과 영등포 신세계백화점·타임스퀘어·롯데백화점, 신도림 현대백화점 등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위축됐다.

    AK플라자 구로본점의 지난해 매출은 약 1300억원대로 전년보다 5% 가량 감소했다. 롯데 본점과 신세계 강남점이 1조8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AK평택점, AK원주점도 비슷한 수준으로 전국 백화점 매장 중 꼴찌 수준이다. 그나마 2007년 삼성플라자를 인수한 AK분당점과 AK수원점이 영업이 잘되는 편이다.

    AK플라자가 추정한 자사 백화점 시장점유율은 2017년 기준 4.4%다. 그러나 작년에는 이보다 줄었고, 올해는 구로본점 폐점으로 2%대 후반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AK플라자는 애경유지공업(에이케이애스앤디)이 운영하고 있다.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특수관계자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 회사는 2015년부터 3년째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3년간 손실액은 193억원이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를 감안하면 손실만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일부 점포는 전년보다 매출이 개선된 곳도 있다"며 "부진 점포를 효율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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