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급등 논란…"정부 독주 막자" 개정안 발의 잇따라

입력 2019.03.15 14:08

한국당 의원, 공시가 상한·공정한 절차 반영한 개정안 발의
"정부가 공시가 통해 세금부담 자의적으로 바꾸는건 문제"

올해 서울 등 주요 지역과 특정 가격대의 부동산 공시가격이 급등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시가격 산정 과정에서 정부의 독주를 막는 내용으로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또 ‘공시가격 현실화’를 내세우며 특정 지역만 콕 집어 사실상 정부 마음대로 공시가격을 크게 올리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부동산 가격공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2일 대표발의했다. 법안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이 표준지 공시지가를 조사·평가할 때 전년 대비 변동률, 인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특수성, 예측가능성 등 제반사항을 의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규정이 담겼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특정 지역만 핀셋으로 두배 가까이 오르는 등 불합리한 부분이 많은 만큼, 전년 대비 변동률과 인근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공시지가 조정 과정에서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성이 크다"면서 "토지 뿐 아니라 단독주택, 공동주택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DB
지난달에는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표준지 공시지가와 표준 단독주택 및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130%를 초과할 수 없다는 조항을 담은 부동산 가격공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전년 대비 30%라는 공시가 인상 상한선을 법에 규정한 것이다.

공시가격이 여러 세금의 과세지표로 활용되는 만큼 정확한 계상이 필요하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이 들쭉날쭉한 만큼, 아예 재산세 상한선만큼 공시가격 인상도 제한하자는 취지다. 현재 재산세는 전년 납부액의 105~13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일부 토지는 공시가격이 100% 넘게 올랐다.

박덕흠 한국당 의원은 표준지 공시지가 조사·평가를 의뢰받은 감정평가업자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한 부동산 가격공시법 법안을 지난 1월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상 공시지가의 객관성을 담보할 법규정이 없어 공정한 절차와 과정이 담보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를 내세우며 일부 가격대와 특정 지역만 콕 집어 공시가격을 대거 인상하고 불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공개된 공동주택 공시예정가격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에 시세 12억원(공시가격 9억원)을 공동주택 고가 기준으로 제시했다. 시세 12억~15억원 이하 공동주택은 공시가격이 평균 18.15% 올라 상승률이 가장 컸다. 30억원 초과 초고가 공동주택은 13.32% 올랐고, 정부가 제시한 ‘고가’의 기준을 밑도는 6억~9억원 공동주택도 공시가격이 평균 15.13% 올랐다.

앞서 정부는 시세 15억원 이상 표준 단독주택을 고가로 판단하고 대상 주택의 공시가격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렸다. 표준지의 경우에도 1㎡당 2000만원 이상 넘어가는 토지에 평균(64.8%)보다 높은 시세반영률 70%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의제기 과정에서도 공시가격이 수십억원씩 크게 요동치는 사례도 속출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시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국민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타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중장기적으로 올리는 게 타당하며, 지금과 같은 핀셋 인상은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민의 세금 부담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입법을 통해 조정해야 하는데 공시가격을 조정해 세금부담을 자의적으로 바꾸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서 "공시가격에 대한 기준은 모든 대상에게 동등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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