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1채뿐인 은퇴자, 건보료 뛰고 기초연금 탈락자 속출

조선일보
  • 임경업 기자
    입력 2019.03.15 03:11

    [아파트 공시가 급등]
    아파트 공시가 10%만 올라도 건보료 年 12만원 넘게 추가 부담

    주택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같은 보유세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 산정, 기초연금 지급 대상자부터 저소득층 국가장학금 선정까지 60여 개 행정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공시가격은 오는 11월부터 부과되는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이 되고, 내년 상반기부터 기초연금 등 복지 제도 수급자를 선정하는 데 적용될 예정이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건강보험이다. 예컨대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공시가 5억8000만원에서 올해 6억4800만원으로 11.7% 오른다. 이에 따라 이 집을 가진 지역 가입자가 내는 월평균 건강보험료는 25만5000원에서 26만5000원으로 1만원이 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10%, 20% 오르면 건강보험료는 각각 4.6%, 8.5% 늘어난다. 30% 오를 경우엔 13.4%가 뛴다.

    현재 기초연금을 받다가도 공시가 인상으로 못 받을 수 있다. 기초연금은 소득과 재산이 일정 기준 이하인 고령자(만 65세 이상)에게 지급하는데, 소득은 그대로이지만 집의 공시가가 오르면 매달 25만원씩 받는 연금이 끊길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서울 주택 공시가격이 20% 오를 경우 현재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74만9874명 가운데 1만1071명이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소득이 낮은 학생에게 주는 국가장학금의 경우에도 지난 3년간 공시가격이 급등한 제주도에서는 지난해 수령액이 전년보다 13% 줄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기초연금은 전체 고령자 중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구조라 소유 주택의 공시가가 급격히 인상된 사람이 수급자에서 제외되고, 상대적으로 공시가가 적게 오른 사람이 수급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전체 수급자가 줄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기초연금을 포함해 공시가격 인상이 서민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부처와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그러나 "소득이 전혀 늘지 않았는데도 한 채 가진 집의 공시가격이 올라 더 이상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는 고령 은퇴자가 분명히 생겨날 것"이라며 "공시가격 인상이 서민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더라도 한쪽에서는 복지 혜택 박탈 등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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