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양광·풍력발전 비용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

조선비즈
  • 안상희 기자
    입력 2019.03.14 16:57

    우리나라가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이행하려면 204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경우 예상되는 좌초자산 손실액은 1060억달러(120조원)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좌초자산은 시장 환경 변화로 자산가치가 떨어져 상각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의미한다.

    남동발전의 영흥 석탄 화력발전소./김연정 객원기자
    영국 금융 싱크탱크 카본 트래커 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렴한 석탄, 위험한 착각: 한국 전력 시장의 재무적 위험 분석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발전소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구조인데,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세와 환경 규제를 강화해 석탄발전 비용은 오르고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리기후협정은 21세기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상승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고서는 세계 석탄화력 발전설비 용량의 약 95%를 차지하는 34개국을 대상으로 파리기후협정 목표에 맞게 전력 시장을 운영할 경우 발전사들이 입을 손해를 분석했다. 204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소 운영을 중단하는 경우와 계속 운영하는 경우의 현금흐름 차이를 좌초자산 손실로 봤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석탄 산업 쇠락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기업으로 한국전력(015760)공사를 꼽았다. 한전의 손실액은 977억달러(110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SK가스는 16억달러(1조8152억원), KDB산업은행은 14억달러(1조5883억원)의 손해를 입게 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한국이 추진 중인 석탄발전소의 성능개선 사업이 완료되면 전체 운영비(장기한계비용·LRMC)가 평균 18% 증가하게 되고, 신규 태양광 건설 비용보다 비싸지는 시점은 2025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한국이 경제적 손실에 더해 정책적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며 "지금처럼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석탄발전에 계속 의존할 경우 소비자의 공분을 자초하게 되고,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낮춰 국가 재정을 위협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 3890억달러를 아낄 수 있으며, 유럽연합은 890억달러, 미국은 780억달러, 러시아는 20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전력 공급 비용을 고려한 석탄 퇴출 로드맵을 수립하고, 신설과 성능개선을 비롯해 석탄화력발전에 관련된 모든 투자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맷 그레이 카본 트래커의 전력사업 부문 책임 연구원은 "현재 한국의 태양광과 육상풍력 발전 비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으로 조사됐다"며 "석탄 발전사에 보조금을 지급해주는 지금의 왜곡된 전력 시장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으면, 막대한 금액의 손실을 넘어 전 세계 저탄소 시장의 흐름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고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보고서는 2024년에는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신규 석탄화력발전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에는 신규 태양광발전 시설이 기존 석탄발전보다도 더 낮은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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