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고가∙다주택자 셈법…"급매 쏟아지진 않을 것"

조선비즈
  • 이진혁 기자
    입력 2019.03.14 18:01

    시세 12억원 이상 고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공시가가 대폭 오르면서 이제 비싼 집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라면 보유세 고민을 심각하게 해야 할 것 같다.

    자산가의 경우 늘어난 세금을 그냥 내거나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증여를 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지만, 세 부담이 버겁거나 자금 사정이 여의치않은 집주인은 보유세가 과세되는 6월 1일 이전에 집을 처분할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이런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며, 예년 수준에 그친 공동주택 공시가 인상이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도 일대 아파트 단지. /조선일보DB
    국토교통부는 14일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 상승률이 전년보다 0.3%포인트 상승한 5.3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14.17%), 광주(9.77%), 대구(6.57%)가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고 시·군·구별로 보면 경기도 과천(23.41%)과 서울 용산(17.98%), 동작(17.93%), 경기 성남 분당(17.84%)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눈에 띄는 건 주택가격 수준별로 공시가 상승률 차이가 컸다는 것이다. 시세 3억원 이하 공동주택 공시가는 2.45% 하락했지만, 12억~15억원 구간 공동주택은 이보다 9배 정도 높은 18.15% 상승했다. 국토부는 "시세 12억원(공시가격 9억원 수준) 초과 고가 주택(전체 2.1%) 중에서 상대적으로 그간 공시가격과 시세와의 격차가 컸던 일부 주택에 대해서는 현실화율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고가주택 소유자와 다주택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당장 6월 1일부터 세금이 매겨지는 보유세부터 공시가 인상이 적용되는 데다, 보유세를 기반으로 하는 건강보험료도 11월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세금 인상분과 앞으로 집값 상승률 전망, 양도소득세 등을 고려해 주택을 보유하는 데 따른 이점이 없을 경우 집을 내놓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입자에게 돈을 급하게 내줘야 하는데 자금이 부족한 집주인도 마찬가지로 다급해졌다.

    하지만 이런 매물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위축을 우려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전국 미분양주택은 약 6만가구,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약 0.3% 안팎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이 주택시장의 급락을 가져올 정도의 파괴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장 고가 1주택자의 경우 부부 공동명의로 돌려 세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고, 다주택자 역시 양도세 중과 때문에 집을 팔기 좋은 상황이 아니다. 집을 팔려고 내놔도 받아줄 만한 매수자도 없다. 부동산 규제로 매매가가 내려가는 상황에서 매수자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매수를 결심했다고 해도 대출규제로 선뜻 목돈을 마련하기 쉬운 상황이 아니다.

    다만 자금 사정이 한계점에 봉착하는 일부 갭투자자는 정부 의도처럼 집을 내놓을 수도 있다. 최근 집값 급등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뿐 아니라 성동·마포·용산구, 경기도 과천·분당 등에도 매매가 12억원을 웃도는 공동주택이 많은데, 자기자본을 최소한으로 투입해 이런 주택을 여러 채 사들인 다주택자가 그런 경우다.

    주택시장은 당분간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규제로 주택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는 데다, 보유세 부담이 더해지면 매수자들이 주택 매수를 더 꺼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거래절벽은 세금과 대출규제 등 수요압박에 따른 조정 기대 심리가 작용하고 있어서 수요자들이 4월은 지나고 판단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눈치보기에 따른 시장침체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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