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개성공단 중단 3년, 북핵 우려 해소됐나

조선비즈
  • 김남희 기자
    입력 2019.03.14 08:02 | 수정 2019.03.14 08:50

    북한은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을 했다. 그해 2월 7일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 달여 사이 핵 기폭장치와 핵무기 운반체 기술 발전을 잇달아 과시했다.

    사흘 뒤인 2월 10일,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전격 발표했다. 비(非)군사 부문에서 사실상 최후의 독자 대북 제재 수단으로 꼽히던 카드를 결국 뽑아 든 것이다.

    개성공단은 김대중 정부 때 추진되기 시작해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1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남북 합작 경제특구다. 폐쇄 결정이 내려질 당시 124개 입주 기업에서 북한 근로자 5만여명과 우리 근로자 800여명이 일했다. 월 5000만달러(약 566억원)어치 물품이 생산됐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연간 1억달러(약 1130억원)를 벌어들였다. 그동안 6000억원이 넘는 현금이 북 정권으로 흘러갔다. 당시 통일부는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며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2013년 4월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관계 급랭으로 개성공단이 4개월 넘게 문을 닫은 적은 있지만, 전면 중단 조치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었다. 정부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때까지" 재가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과 일본도 독자 대북 제재를 내놓으며 북한을 압박했다. 일본은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한 날 독자 대북 제재안을 발표했다. 미국 의회는 상원이 10일, 하원이 12일 고강도 대북 제재 법안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켰다.

    북한은 우리 정부 발표 바로 다음 날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고 우리 국민을 전원 추방했다. 40분 시한을 주고 모두 나가라고 했다. 설비·제품을 포함한 모든 자산도 동결했다. 남북 화해와 경제 협력의 상징이던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되면서 햇볕이 사라졌다.

    통일부가 이달 12일 2019년 업무보고를 하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비해 대북 제재 틀 안에서 준비를 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 중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한 이후 정부는 남북 경협 외길을 꿋꿋이 걷고 있다.

    지난달 28일 하노이 미·북 2차 정상회담 결렬 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달 7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나’란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No)’라며 남북 경협의 제재 예외 가능성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우리 정부가 이 말을 못 들은 것 같았는지, 미 국무부는 12일에도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문 대통령이 말했듯, 남북 관계 개선은 북한 핵 프로그램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 관계 진전과 북한 비핵화가 분리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우리 정부에 보조를 맞추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 완화 불가’가 요즘 미국 정부의 일관된 메시지다.

    우리 정부는 남북 경협과 밀착이 북한 비핵화를 촉진할 것이라 본다. 이는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미국 정치권에서 대북 강경 기류가 더욱 강해진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가 북한을 대신해 미국에 제재 완화·면제를 요구하는 태도를 계속 취하면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필수적인 한·미 공조가 흔들릴 수 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바라는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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