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에서 열린 창업박람회에서 읽는 프랜차이즈 뉴 트렌드
브랜드 리뉴얼, 로컬리즘 열풍, 간편 한식 전문점 등
새봄이 활짝 열리면서 창업열기가 뜨겁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섰지만, 계층간 빈부격차는 15년만에 최악인 걸로 나타났다. 창업은 성공할 경우 빈부격차를 줄이는 좋은 방법일 뿐 아니라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경기전망은 불투명하지만 4차 산업혁명, 소비자 세태 교체 등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새로운 창업 기회들이 풍부해지고 있다.
100세 인생을 살아야 하는 은퇴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은 물론 30,40대 젊은층들도 직장생활보다는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유망한 사업 기회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올해는 중소기업벤처부 등 정부 부처들도 창업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대거 시행할 예정이라 일자리 창출, 새로운 기회에 대한 도전 등 여러모로 ‘창업’은 우리사회의 핫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 장수브랜드들, 새로운 트렌드로 리뉴얼
서울 코엑스에서는 9일까지 ‘프랜차이즈 서울’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45회를 맞는 이 박람회는 최근 창업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업종들이 대거 참여했다.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창업자들은 안전을 지향하므로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다. 하지만 오래된 브랜드들은 유행에 뒤졌다는 인식이 있다. 이 때문에 시대 흐름에 맞게 브랜드를 새단장한 장수 브랜드들이 창업자들에게 인기다.
이번 박람회에는 본죽을 비롯해 김가네, 커피베이, 원할머니보쌈, 죠스, 채선당 등 대표적인 장수 브랜드들이 새롭게 변한 모습으로 대거 참여했다.
채선당은 최근 ‘채선당월남쌈&샤브샤브’를 선보였다. 1인당 1만900원이면 월남쌈과 샤브샤브를 무한리필로 즐길 수 있어 대단위 아파트 단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원할머니 보쌈은 젊은층을 겨냥한 한상차림 메뉴와 배달형 소형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과거 원할머니보쌈은 전형적인 중산층 창업아이템이었으나 배달형 소형 매장의 경우 적은 투자비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원조 프리미엄 김밥브랜드인 ‘김가네’는 한결 깔끔해진 인테리어와 트렌디한 신메뉴를 보강한 것이 눈에 띈다. 뉴트로와 복고를 결합한 메뉴인 돈맛도시락, 스팸옛날도시락, 오믈렛라이스, 대게장밥도둑을 비롯해 밀레니얼 세대들의 입맛을 노린 토핑 볶음밥과 철판새우함박 등의 메뉴를 선보였다.
◆ 가정간편식 출시하는 스몰비어 업종, 능동적으로 트렌드 흡수
스몰비어 업종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서 스몰비어의 부문 1등 브랜드로 자리잡은 ‘청담동말자싸롱’은 뉴트로 다방인 ‘약속다방’과 함께 참가했다. ‘말자싸롱’은 최근 말자떡볶이 등 전용상품을 출시했다. 또 새로운 주류문화를 위한 ‘주루마블’ 보드게임을 출시하는가 하면 가정간편식 출시 등 트렌드를 능동적으로 주도하는 전략으로 주류 시장을 리딩하고 있다.
대형 패밀리레스토랑들이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독특한 컨셉과 체계적인 가맹점 지원 시스템으로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고 있는 돈까스클럽도 이번 박람회에 참가했다.
돈까스클럽은 유동인구가 적은 가로변 상권 출점, 돈까스와 퓨전 메뉴의 컬래버레이션 등 이색적인 차별화 전략으로 주거 밀집지의 터줏대감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대형 전문음식브랜드 중 가장 높은 점포당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 불안한 미래, 창업자들은 ‘안전’을 원한다
안전에 대한 욕구를 반영, 상대적으로 페업률이 낮은 분식업종들도 대거 참여했다
‘얌샘김밥’은 젊은이들의 입맛을 겨냥한 메뉴 전략과 자체 식품제조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쟁력 있는 식재료로 유명한 브랜드이다. 최근 1~2년 사이 점포 수가 급속히 늘어나며 분식 분야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배달을 강화해 매장 매출이 전반적으로 상승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용우동은 ‘우동’을 전면에 내세운 대표적인 장수 브랜드로서 끊임없는 브랜드 리뉴얼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제조업체- 가맹점주- 가맹본사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가맹점주와 협력업체의 만족도를 모두 높이는 착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우동 돈까스 분야의 대표 브랜드인 ‘코바코’도 이번 박람회에서 만날 수 있다. ‘코바코’는 부대찌개돈까스 , 적셔먹는돈까스, 부대어묵우동 등 이색적인 메뉴를 선보이는 등 트렌드에 맞는 꾸준한 신메뉴 개발로 가맹점들의 매출 상승을 지원하고 있다.
◆ 글로벌한 로컬리즘 열풍, 부산 브랜드들의 서울 상륙작전
전세계적인 창업 시장의 핫 키워드 중에 하나는 ‘로컬리즘’이다. 과거에는 중앙에서 생긴 유행이 지역으로 확산되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역방향이 유행이다. SNS 등을 통해서 지구촌이 하나가 되면서 이색적인 것, 숨어있던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로컬리즘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로컬리즘을 반영하는 지역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눈에 띄는 지역은 부산이다. 미국의 하와이가 그렇듯이 부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과거에도 중요한 유행은 부산에서 발생된 경우가 많았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가맹점을 700개 이상 모았던 '명랑 핫도그'를 비롯해 요즘 인기를 얻는 '노랑통닭', 스몰비어 등이 부산에서 출발한 업종들이다.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불막열삼’은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마약 고깃집으로 알려진 브랜드이다. 마케팅 없이도 한번 온 손님이 계속 고객을 끌고 온다고 해서 입소문으로 유명해졌다. 삶지않은 생막창인데도 자연재료로 숙성해 잡내가 없고 맛이 쫄깃하다. 막창외에 생삼겹 등 메뉴 구성이 다양하고 7900~8900원대로 가성비 있는 가격도 인기요인 중 하나이다. 하루 8시간 운영, 1억원대 투자에 전국 매장 평균 연매출 3억원대를 올리는 안정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성집은 부산지역의 젊은 외식 브레인들이 팀을 짜서 운영하는 브랜드다. 아직 점포 수는 많지 않지만, ‘망하지 않는 고깃집’을 표방하는 특수부위 전문점이다. 독특하고 젊은 감수성으로 기존 시설을 최대한 재활용해 투자비를 절약하는 인테리어 감각과 고기 전문가의 감각이 묻어난 메뉴 개발로 오픈하는 매장마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베리코 흑돼지 전문점인 '미식가의구이'는 허름한 시장통에서 테이블 9개로 사업을 시작, 줄서는 대박 점포로 등극한 브랜드이다 인근지역으로 점포를 추가 개설하면서 만석웨이팅 행렬을 이어가다가 프랜차이즈까지 진출한 브랜드이다. 청년들이 모여서 함께 운영하는 젊은 감각으로 창업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번 박람회에서는 부산 지역의 다양한 인기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 웰빙시대 청정컨셉으로 인기얻는 강원도 지역 프랜차이즈 브랜드
청정지역인 강원도는 ‘웰빙시대’의 브랜드 마케팅에서 핫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33떡볶이’는 강원도의 청정컨셉을 분식에 잘 도입한 브랜드이다. 떡볶이와 꼬마김밥으로 연매출 9억원을 올리는 춘천 맛집이 강원도 지역의 우수한 유망 식품제조 벤처기업과 손잡고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재탄생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꼬마김밥으로 인기를 끌던 춘천의 작은 분식점 사장이 자신에게 떡볶이를 납품해주던, 과거 직원으로 근무했던 식품제조업체와 손잡고 새롭게 브랜드를 기획한 후 매년 매출이 급상승해 현재 떡볶이로 연매출 15억원대를 운영하는 대박매장 사장이 됐다.
‘멋보다는 품질’을 슬로건으로 서천재래김, 불지않는 2단압출성형떡, 순창찰고추장, 100% 액란, 숙성한 청양고추매운맛, 신선하게 도정한 강원도쌀 등 철저하게 좋은 원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이번 박람회에서는 대구에서 출발, 200호점 돌파를 눈앞에서 두고 있는 ‘두찜’을 비롯해 역시 대구에서 출발한 경북지역의 인기 브랜드 ‘막창도둑’ 다양한 로컬리즘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다.
◆ 식품산업 빅뱅시대, 오프라인에서는 전문음식점이 인기
맛집형 ‘전문음식점’이 외식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전문음식점의 인기 키워드는 ‘해산물’이다. 일본 원전 사태 이후 해산물에 대한 불안이 증폭되면서 주춤했던 해산물은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을 등에 업고 베이비 부머는 물론 젊은층들에게도 인기다. 줄서서 먹어야 한다는 ‘연안식당’을 비롯해 ‘고래식당’이 이번 박람회에 참여했다. 채선당도 ‘생생4계절’이라는 해산물 식당을 선보였다. 생생4계절은 멍게 해삼 전복 간장게장 등을 밥메뉴 등과 잘 조화시킨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스테이크와 함바그, 덮밥도 인기를 얻는 대표적인 전문음식점중 하나이다. 단순한 양식 메뉴를 함바그 맛집으로 승화시킨 후쿠오카함바그, 밥집형 화덕피자 레스토랑인 ‘뚜띠쿠치나’ 등은 대표적인 예이다.
이번 박람회에는 스테이크 덮밥으로 유명한 ‘홍대개미’를 비롯해 분식점형 일식 스테이크로 인기를 모으고있는 ‘도쿄스테이크’ 등도 참가했다
◆ 한식 불패 신화, 한식도 간편한 전문점이 뜬다
싱글족과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한식 맛집은 망하지 않는 대표적인 전문음식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국밥집은 간편한 한식전문점으로 인정되면서 한식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프리미엄 진짜 소고기 육수로 현지 나주곰탕보다 더 맛있다는 평가를 받는 '곰작골나주곰탕'을 비롯해 '큰맘할매순대국''더진국''한촌설렁탕' '이화수육개장' 등은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한식 전문 브랜드들이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다양한 한식 전문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풀잎채로 우수한 한식 노하우를 인정받은 (주)플잎채가 한국적인 슬로우 푸드 노하우를 담아 단순한 운영과 간결한 메뉴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월애보리밥과 쭈꾸미’도 이번 박람회에 참가했다.
본죽으로 유명한 본푸드 역시 ‘본설렁탕’을 비롯 한식도시락 컨셉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본도시락’ 등을 내세워 대형 부스로 박람회에 참가했다.
◆ 성공한 글로벌 서비스 브랜드에게 배우는 노하우
외식업을 꺼리는 창업자라면 서비스업 브랜드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서비스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다.
여성전용 휘트니스 클럽인 ‘커브스’와 기업형 부동산 프랜차이즈인 ‘리맥스’는 글로벌 성공 브랜드로서 선진적인 운영 시스템을 적용해 한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가맹점주들이 모이는 것을 비교적 꺼리는 한국형 프랜차이즈 기업과 달리 ‘커브스’와 ‘리맥스’는 로얄티를 기반으로 가맹점주와 가맹본사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시스템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르하임스터디카페’ ‘포텐스터디카페’‘공부인스터디카페’ 최근 베이비 부머들에게 손쉬운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는 스터디카페도 대거 참여했다. 독서실형 스터디카페들은 무인 운영 시스템 도입, 카페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 커피, 싱글, 공유 등의 트렌드 반영하는 업종 대거 참가
커피에 대한 로망은 여전히 식지않고 있다. 대한민국 100대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빛나는 ‘커피베이’를 비롯해 IT기업 퇴직자 출신이 창업해 한국 대표 커피 브랜드로 성장한 ‘토프레소’ 등을 만날 수 있다.
커피베이와 토프레소는 지속적인 메뉴개발과 가맹점과의 상생 실천으로 착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창업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커피베이의 경우 미국 동남아 등 글로벌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청년 인재 사관학교로 착한 프랜차이즈 대열에 앞장서고 있다.
이밖에 창업 시장의 핫 키워드인 뉴트로와 싱글, 공유 트렌드를 반영하는 업종들도 다양하게 참가했다.
반찬전문 브랜드인 '진이찬방' '서민반찬'을 비롯해 셀프세탁편의점인 '에스플러스 셀프빨래방', 노인요양서비스업인 '비지팅엔젤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서민들의 영원한 인기 창업 아이템인 치킨 브랜드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착한 치킨으로 알려진 ‘또봉이통닭’을 비롯 주점 및 배달형 구운 치킨 대표 브랜드인 ‘돈치킨’, 독특한 아이디어로 인기를 얻고 있는 ‘푸라닭’, 스타 축구선수 안정환을 모델로 내세운 ‘치킨선수’와 ‘장모님치킨’ 등이 참가했다.
◆ 박람회 200% 활용하려면
박람회는 한번에 다양한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최근 변화하는 창업시장 흐름도 볼 수 있다. 박람회를 200% 활용하려면 시식회나 브로셔 수거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시간을 갖고 보다 많은 브랜드와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현재 국내에는 500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있다. 해당 브랜드를 일일이 검토하고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다양한 브랜드가 한 자리에 모이는 박람회에서 상담을 통해 해당 업종과 시장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매우 소중한 기회이다.
다만 박람회 현장에서 바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관심 업종이 있다면 해당 가맹본사를 찾아가 깊이있게 상담하고 이미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 면담, 정보공개서 및 가맹계약서 내용 검토 등을 통해서 보다 신중하게 창업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부자비즈 운영자. ‘CEO의탄생’‘이경희 소장의 2020창업트렌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