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홈플러스, 본업은 뒷전...'리츠' 흥행에 목매는 이유는

조선비즈
  • 안소영 기자
    입력 2019.03.05 13:33

    지난 18일 홈플러스는 임일순 대표 주재의 온라인사업설명회를 돌연 취소했습니다. 언론에 공지를 하고 참가신청을 받은지 사흘만입니다. 홈플러스 측은 "온라인 사업뿐만 아니라 2019~2020년 회계연도의 홈플러스 성장동력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며 "3월 하순 임일순 대표의 ‘홈플러스 경영 전략 간담회’로 갈음하겠다"고 했습니다.

    홈플러스의 갑작스러운 일정 연기를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추측이 나왔는데요. 참석자와 모임 장소, 이동 수단까지 다 결정된터라 기자들 사이에서는 "무슨 문제가 터진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롯데쇼핑이 3조, 신세계(이마트)가 1조원을 전자상거래 사업에 쏟아붓기로 한 상황이라 홈플러스의 대응에 관심이 더 쏠렸죠.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7일 홈플러스 리츠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업계는 홈플러스가 미래 성장동력인 온라인사업 설명회를 갑작스레 취소한 이유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꼽습니다. 내달 상장을 앞둔 리츠의 흥행을 위해서라는 겁니다. 홈플러스는 리츠 간담회 안내 공지를 18일 오후 1시에 발송한 뒤, 오후 6시 갑작스레 온라인 사업 설명회를 연기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리츠 상장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출구전략(엑시트)의 핵심입니다. 2조원에 달하는 이번 리츠 흥행에 실패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MBK는 2015년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홈플러스에 7조원이나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냐는 논란도 있었죠. 당시 대형마트 업황이 악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던터라 MBK의 통큰 베팅에 홈플러스의 수많은 ‘부동산’이 주 목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MBK는 당시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을 유동화하면 투자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고위관계자는 "우리쪽도 당시 인수제의를 받았지만 업황이 비관적인데다 7조원이라는 금액이 너무 과도하다고 판단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MBK가 너무 높은 가격을 써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사업설명회를 한번 미룬 탓일까요.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온라인 사업 청사진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경쟁사에 비해 투자규모도 작을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MBK가 5~10년간 홈플러스의 가치를 높이고, 이익을 내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전 행보도 비슷한데요. MBK는 인수 후 줄곧 주력사업인 마트사업을 장기적으로 성장시키기 보다는 인력 감축 등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직원들의 성과금을 삭감하고, 협력업체와의 계약종료를 통해 1800명의 인력을 감축했습니다. 홈플러스는 논란이 불거지자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변경했지만, 직원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홈플러스처럼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유통회사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늘어 조직이 흔들리면 과연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 우려됩니다.

    핫뉴스 BEST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