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9일 상장하는 ‘홈플러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두고 시장 반응은 ‘우려 반, 기대 반’이다. 1조원대 홈플러스 리츠가 성공하면 리츠시장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대형마트 업황 악화에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홈플러스 매장을 매입하고, 여기서 난 임대료와 자산매각 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해준다. 7%대의 배당수익률이 있어 투자자에게는 안정적인 상품이다. 공모규모도 1조7000억원으로 커서 주가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리츠인 만큼 우려도 크다. 먼저 공모규모가 커서 청약 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상장예비심사 청구 전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투자설명회에서도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리츠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은 대형마트 성장성이다. 온라인과 모바일시장이 커져가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유통업 전체 매출에서 대형마트 비중은 22%로 줄고, 온라인은 37.9%로 늘었다.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2015~2017년) 91억원 적자에서 3090억원대로 늘었다가 다시 2384억원대로 떨어졌다. 홈플러스가 창고형 점포와 식품온라인커머스에 집중한다고 밝혔지만 다시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홈플러스 리츠는 홈플러스 매장의 매출과 직결돼있어 우려가 크다. 홈플러스리츠는 홈플러스에 매장을 임대해 임대료를 수익으로 확보한다. 부동산투자회사 관계자는 "매장 51개가 기초자산으로 엮여있어 실적 악화로 폐점하거나 다른 업으로 전환할 경우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리츠 기초자산은 홈플러스홀딩스의 매장 44곳과 홈플러스스토어즈의 매장 7곳으로 총 51개다. 지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에 18개 점포, 강원 2개, 부산·울산·경상 18개, 대전·충청 7개, 광주·전라 6개 등으로 분포돼 있다.
홈플러스 리츠는 또 연간 2.5%의 임대료 상승률을 취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업황이 악화 상황에서 임대료가 상승하면 홈플러스의 부담이 이중으로 커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기존에는 인수 차입금(2조3000억원)에 대한 이자비용이 들어갔는데 리츠를 통해 이를 갚게돼 부담이 줄었다"며 "홈플러스가 리츠 지분 30%를 가지고 있어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수익성을 위해 신기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아닌 인건비를 축소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시각도 있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는 27일 "지난해 점포 운영인력을 103명에서 69명으로 줄였다"며 "업무를 통합하며 생산성을 30%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직원들도 구조조정과 점포매각 가능성이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홈플러스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리츠 설립에 반발해왔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리츠가 상장폐지되거나, 주주들이 수익성 안나오는 매장을 팔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노동자 입장에서는 고용 안정성도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