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노동 정년 65세" 판결에 보험업계 비상…보상금·보험료 오를 듯

조선비즈
  • 연지연 기자
    입력 2019.02.21 15:11 | 수정 2019.02.21 16:49

    35세 사망 일용직 근로자 보상금 2억7700만원 → 3억200만원

    육체노동자가 일할 수 있는 최대 나이(노동가동연령)를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보험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보험사들은 비슷한 소송에 대비해 보험약관과 보험료율, 보상 규모를 일괄 개정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21일 "직장인의 경우 소득이 명확히 정해져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노동가동연령을 근간으로 보상액을 산정한다"며 "이날 대법원 판결은 배상책임 보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배상책임 보험은 보험 가입자의 과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상대방에게 보상을 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보험상품이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빗길에 미끄러진 버스와 승용차간 충돌사고가 발생해 주변 일대 교통이 정체되고 있다./조선DB
    노동가동연령이 늘면서 고객이 보험사로부터 받는 보험금은 늘어날 전망이다. 노동가동연령이 중요한 이유는 피해 상대방이 무직자나, 학생, 어린이, 주부일 경우에 이를 근간으로 보상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이들이 사고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만 60세를 기준으로 소득 상실분을 보상했다.

    예를 들어 만 35세 일용직 근로자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경우 현재는 만 60세까지 근로할 수 있다고 보고 2억7700만원을 소득 상실분에 대한 보상액으로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만 65세로 노동가동연령이 늘면, 사망 보상액이 약 3억200만원으로 2500만원 늘어난다. 사망보상액은 일용직 수당에 가동 가능일수를 곱하고, 이 중 생활비 등을 뺀다음 현재가치로 환산해 구한다. 손해보험협회는 "이를 바탕으로 계산했을 때 자동차보험료는 약 1.2% 인상 요인이 생긴다. 보상금 추가지출 규모는 연간 125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자동차보험 뿐만 아니라 화재배상책임, 생산물배상책임 등 다른 상품도 보험금이 늘고 고객이 내는 보험료도 오를 수 있다. 황현아 보험개발원 연구원은 "자동차보험 외에도 화재배상책임, 생산물배상책임, 영업배상책임 등 다양한 보험금 지급액 및 보험료 조정 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는 대법원 대법정에서 박 모씨가 수영장 운영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을 선고했다. 이 소송은 2015년 8월 수영장에서 익사 사고로 아이를 잃은 박씨가 수영장 운영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쟁점은 배상액을 산정할 때 사망한 피해자의 노동 가동연령을 65세로 볼 수 있는지였다.

    지난 1·2심에서는 일반 육체노동에 종사할 수 있는 연한은 보통 60세가 될 때까지로 하는 것이 경험칙이라는 기존 판례에 근거해 노동 가동연령을 60세로 판단해 손해배상액을 계산했다. 하지만 박씨는 노동가동연령이 결정된 것은 1989년이고 그 이후 사회·경제적 여건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반영해야 한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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