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 첫 쟁의, 네이버 노조 첫 투쟁 구호는 "이해진 응답하라”

조선비즈
  • 황민규 기자
    입력 2019.02.20 14:38 | 수정 2019.02.20 15:16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이 20일 경기도 성남 본사 그린팩토리 로비에서 첫 공식 쟁의행위를 벌였다. 국내 인터넷·게임업계 노조로는 최초인 이날 쟁의행위는 노조원들이 로비에 모여 구호를 외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네이버 노조는 이날 점심시간을 활용해 오후 12시 15분부터 10여분간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의 공언대로 다른 기업들의 쟁의와는 사뭇달랐다. 꿀벌 인형 탈, 풍선 등이 등장했고 쟁의행위 내내 발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노조는 100여개의 좌석을 마련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400여명(노조추산)의 노조원들이 모여 로비 1층을 가득 채웠다.

    20일 경기도 성남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1층 로비에서 네이버 노조원들이 첫 쟁의행위를 준비하고 있다. /황민규 기자
    이날 노조는 네이버 경영진이 직원과 소통하지 않는 일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권한만 갖고 책임을 지지 않는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오세윤 지회장은 "언제는 프랑스에 진출한다고 해서 몇 년 동안 준비했지만 갑자기 베트남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아무도 제대로 이유를 모를 정도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직원들과의 소통 문제가 심각하다"며 "또 잦은 분사에도 자회사·손자회사 직원에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고 노동자들을 그저 비용으로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영진이 투명하게 소통하지 않고 노조를 부당하게 몰아붙여서 결국 인터넷, 게임업계 최초의 쟁의행위에 돌입하게 됐다"며 "지금처럼 계속 대화를 피한다면 2주후에 또 노조원들이 모여서 쟁의행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내달 6일 2차 쟁의행위를 계획해놓은 상태다.

    앞서 네이버 노조는 직원 2000여명의 의견을 수렴해 총 125개 조항이 담긴 단체교섭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하고 15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이후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안을 내놨지만 사측은 업무유지를 위한 필수인력이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없는 '협정근로자'를 지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앙노동위 조정안을 최종 거부했다.

    사측에서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협정근로자를 지정해 노조 측에 전달했지만, 노조에서는 사측에서 요구한 협정근로자가 사실상 노조 전체 인원의 80%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사측에서 협정근로자 범위를 넓게 잡아 대다수의 노조원을 협정근로자에 포함시킨다면 사실상 파업 자체가 원천봉쇄되는 격이다.

    한편 네이버 노조는 아직 구체적인 파업 계획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지금처럼 계속 사측이 대화를 피한다면 불가피하게 파업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두 차례의 구호 시위 이후에도 대화에 이렇다할 진전이 없을 경우 노조가 부분적으로라도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 사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회사는 쟁의 중에도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며 "15차례 교섭을 비롯해 계속 소통을 위해 노력해왔다. 대화의 문은 열려 있으며 갈등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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