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임세준 CTO “스타트업은 불안한 미래에 확신을 갖고 도전하는 것”

조선비즈
  • 이정민 기자
    입력 2019.02.20 06:00

    "스타트업은 내일 당장 망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이런 불확실성이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사결정 논리가 필요해요. 또 생각과 상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행력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능력에 자신이 있는 분들에게는 스타트업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15일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드라마앤컴퍼니 사무실에 만난 임세준 드라마앤컴퍼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스타트업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조언으로 이같이 말했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스마트폰으로 명함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주소록에 등록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 ‘리멤버’를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드라마앤컴퍼니는 2017년 네이버와 일본 라인의 한국법인 라인플러스에 380억원 규모로 인수됐다. 지난해에는 네이버와 라인플러스가 각각 100억원씩 출자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리멤버에 등록된 명함은 1억4000만장이 넘었고 사용자수도 250만명 이상이다.

    리멤버는 출시 초기 광학문자인식(OCR) 기술 보다는 사람이 직접 수기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주소록을 작성해줬다. 하지만 서비스 출시 이후 드라마앤컴퍼니는 OCR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점차 자동으로 명함 정보를 주소록으로 저장해주는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이를 이끈 사람이 임세준 CTO다.

    임세준 CTO는 "대기업을 다니다가 2015년 당시 직원 규모가 15명이었던 드라마앤컴퍼니로 옮겼다"면서 "더이상 늦기 전에 개발자로서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기 위해 드라마앤컴퍼니에 지원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CTO이자 한 개발부서 팀장도 겸직하고 있는 그로부터 스타트업의 매력과 리멤버의 기술 개발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임세준 드라마앤컴퍼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40살이 되기 전 대기업에서 벗어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도전에 나서기로 결정하고 드라마앤컴퍼니에 입사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앤컴퍼니 제공
    ◇ "스타트업 장점은 경험할 수 없는 성장 겪고 합리적 보상 받을 수 있는 것"

    임세준 CTO는 드라마앤컴퍼니에 입사하기 전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오라클과 LG유플러스 등 국내외 대기업에서 기술 컨설턴트, 아키텍트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오라클과 LG유플러스에 있었을 당시 고객사들의 시스템 구축,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담당했다. 대기업 입사 전에는 국내 소규모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그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점으로 크게 3가지를 꼽았다. 의사결정 속도와 업무 효율성, 불확실성이 그것이다.

    우선 의사결정 속도와 관련해서는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비교우위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임 CTO는 "예를 들면 프로젝트 운영을 위한 서버 증설을 한다면 대기업에서는 기안을 올리고 또 구매팀에서 가격 협상을 하는 등 최소 4주가 걸렸다"라며 "반면, 스타트업에서는 서버가 필요하면 클라우드 등을 써서 몇 초 만에 필요한 서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업무의 효율성 부분에서도 스타트업이 업무의 본질에 시간을 더 할당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임 CTO의 설명이다. 그는 "대기업은 업무 처리 프로세스가 잘 갖춰져 있지만 모든 과정을 거치게 되면 본연의 업무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그만큼 줄어든다"면서 "외국계 기업이 한국 대기업보다 업무 효율성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스타트업만큼은 아니다"고 했다.

    임 CTO는 업무의 불확실성은 스타트업에 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꺼려지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스타트업에 입사하면 모든 것이 처음 접해보는 업무이며 상황이 될 것"이라며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은 스타트업에서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성장을 겪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스타트업은 언제 망할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있는 곳"이라면서도 "동시에 의사결정 논리가 확실하다면 불확실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업무 성과에 따른 합리적 보상도 받을 수 있는 곳이 스타트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이같은 기준으로 더 늦기 전에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했고 이에 따른 보상을 만족스럽게 얻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임세준 드라마앤컴퍼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명함앱 리멤버의 광학문자인식(OCR) 정확도를 구글의 OCR보다 높이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드라마앤컴퍼니 제공
    ◇ "구글 OCR보다 더 정확한 엔진 개발하는 것이 올해 목표"

    명함앱 리멤버는 이용자가 새로 받은 명함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리멤버 앱에 등록하면 자동으로 주소록을 생성해주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약 500여명의 전문 타이피스트가 수기로 명함 정보를 작성해 명함 정보 입력의 정확도를 높였다. 기존 광학문자인식(OCR)으로만 작동하던 명함 관리 앱과의 차별성이었다.

    하지만 누적 처리 명함수가 1억4000만장이 넘어가는 등 명함 데이터가 쌓이면서 드라마앤컴퍼니는 OCR 방식을 도입해 자동 명함 인식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임세준 CTO는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명함 이미지가 들어왔을 때 중복되는 것이 꽤 있더라"면서 "동일한 명함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찾아 매칭시키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지 않을까 해서 OC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임 CTO는 OCR 기술을 사용하면서 보안 문제도 개선됐다고 했다. 명함을 OCR로 인식해 이름과 소속 회사,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을 분할해 각기 다른 수기 입력자에게 보내고 이를 다시 하나로 합쳐 이용자 주소록에 저장해주기 때문에 개인 정보가 통째로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드라마앤컴퍼니는 네이버에 인수된 이후 네이버와의 기술 협업으로 OCR 엔진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임 CTO는 "올해는 명함 인식 완전 자동화 비율을 높이기 위해 네이버와 협업해 OCR 엔진을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새롭게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 일본어 인식의 경우 구글 OCR 엔진보다 더 정확도가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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