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미 정상회담 열린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총지배인 베키 허버드

입력 2019.02.18 16:28

뉴욕 맨해튼 매디슨애비뉴 50스트리트. 성패트릭성당과 록펠러센터, 유엔총회장 인근에 둘러싸인 이 곳엔 ‘롯데뉴욕팰리스(Lotte Newyork Palace)’가 있다. 뉴욕에서 가장 럭셔리한 호텔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묵는 호텔로 유명세를 떨친 곳이다.

베키 허버드 롯데뉴욕팰리스 총지배인/유윤정 기자
지난 11일 찾은 호텔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른 아침 르네상스 건축양식의 빌라드 맨션에서 조식을 즐기는 노부부부터, 아버지와 함께 여행 온 아들, 팔짱을 낀 젊은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호텔 로비는 뉴욕시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ㄷ’자 모양의 빌라드 맨션과 재건축한 55층 빌딩이 절묘히 어우러져 마치 시공간(時空間)을 초월한 것처럼 느껴졌다.

이 호텔은 137년 전인 1882년 ‘철도왕’ 헨리 빌라드가 주택으로 건축한 ‘빌라드 하우스(Villard Houses)’가 모태다. 1980년 당시 뉴욕 최고의 부호였던 헤리 헴슬리가 10여년에 걸쳐 호텔로 개조했다. 현재 지상 55층, 909개의 객실을 갖춘 뉴욕의 랜드마크 호텔로 자리잡았다.

롯데는 뉴욕팰리스의 네번째 주인이다. 헴슬리는 브루나이 왕실에 호텔을 매각했고, 2011년 부동산전문 사모펀드인 노스우드(Northwood) 인베스트가 4억달러(약 4500억원)를 주고 호텔을 샀다. 4년 후 롯데가 8억5000만달러(약 9600억원)에 이 호텔을 사들였다. 당시 뉴욕데일리는 "뉴욕의 또 다른 아이콘이 아시아 투자자에 넘어갔다"고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있는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유윤정 기자
한때 고가(高價) 인수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뉴욕팰리스는 ‘글로벌 롯데’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한미정상회담과 남북·북미 실무자 회담 등 굵직한 역사적 행사가 이곳에서 열리면서 주목받았다.

이전에는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이 미국 고위 관료들의 숙박장소로 종종 애용됐으나 중국 안방보험이 인수한 후 고위 관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현재 롯데뉴욕팰리스의 숙박률은 88%, 객단가는 440달러(약 49만5000원)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 중심에는 경력 20년의 베테랑 호텔리어 베키 허버드(Becky Hubbard)가 있다. 8년전 트럼프 소호 뉴욕에서 스카웃된 그의 눈동자는 롯데뉴욕팰리스 총지배인의 자긍심으로 충만했다.


베키 허버드 롯데뉴욕팰리스 총지배인/유윤정 기자
-호텔리어의 삶은 어떤가요.
"20년이나 됐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고객들이 서비스에 만족해 할때 뉴욕팰리스에 합류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리츠칼튼뉴욕, 쉐라톤뉴욕, 쉐라톤맨해튼, 맨해튼이스트스위트 등 뉴욕의 유명 호텔 체인에서 일했지만 롯데뉴욕팰리스에서 일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작년 한미정상회담 때 뉴욕 중심가의 랜드마크 호텔이 한국 기업 소유라는 점이 새삼 화제가 됐어요.
"일단 이 곳의 위치가 상당히 좋습니다. 뉴욕 맨해튼 1번가 42~47스트리트에 걸쳐있는 유엔총회장과 거리상 가장 가깝고요. 다양한 크기의 연회장이 26개가 있어요. 방도 909개나 되고요. 이렇게 대규모 시설이 있는 호텔은 많지 않습니다. 보안팀도 잘 돼있어서 VIP팀과 같이 일하기 수월한 것이 장점이죠."

-주요 정상들이 선호하는 방이 있나요.
"샴페인스위트를 주로 선호합니다. 이그제큐티브타워 53층에 있는 3층짜리 펜트하우스로 5000평방피트(약 140평) 규모죠. 뉴욕에서 가장 큰 스위트룸이예요. 프랑스 샴페인 ‘돔페리뇽’과 콜라보레이션(협업)한 방으로 샴페인을 모티브로 꾸몄죠. 벽면은 와인동굴의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됐고, 침실과 서재, 라운지 등 곳곳에 와인과 포도를 모티브 한 장식이 특징입니다. 1박에 2만5000달러(약 2900만원)인 고급 스위트룸입니다."

돔페리뇽과 협업한 ‘샴페인 스위트’ 서재
-사모펀드에서 롯데로 주인이 바뀌면서 변화가 많았을것 같은데요.
"사실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을때는 호텔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보다 약 1600억원을 들여 외부를 리노베이션 하는 등 호텔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노력들만 한 것 같아요.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못했고 당시 부총지배인으로서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롯데는 호텔을 운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컸던 것 같습니다. 호텔 직원을 모두 서울로 초대해 교육을 시킨것도 20년 호텔리어 경험상 롯데가 처음이었어요."

-롯데에 피인수 후 직원들의 동요가 심하진 않았나요?
"통상 인수한 기업은 조직개편, 구조조정 등을 통해 점령군 역할을 하는데, 롯데는 그러지 않았어요. 인수 후 인력 등도 거의 바꾸지 않았고 모두 현지 직원들에 믿고 맡겼습니다. 호텔 직원들이 원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이직이 잦은 편인데, 롯데 인수후 주요 디렉터 10명 중 그만 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어요.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15~20년입니다. 미스터 신(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죠."


와인 방울을 모티브로 한 샹들리에가 설치된 샴페인스위트 거실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공유 업체들의 확산으로 어려운 점은 없나요.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시설이 활성화되면서 주요 호텔에 도전이 되고 있죠. 물론 뉴욕팰리스 같은 최고급 호텔은 숙박공유 업체들과 고객이 겹치지 않아 그에 따른 매출 감소는 없습니다. 맞춤형 패키지 개발에 힘쓴 결과 매년 1억9000만달러(213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내고 있고, 작년에는 매출이 2016년보다 4.3%나 늘어 실적도 개선됐죠."

-미국 인기 드라마 가십걸 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해 졌습니다. 새로운 마케팅 계획이 있나요.
"뉴욕 상류층 사립학교 학생들이 주인공인 가십걸에 등장하면서 뉴욕 여행의 필수 방문 장소로 포함되기도 했어요. 작년엔 데어데블, 네고시에이터, 마담 시크리터리 등의 영화 촬영 장소로도 활용됐습니다. 뉴욕 야구단 양키즈와 프로모션도 진행중이고요. 이런 홍보효과를 위해 올해엔 NBC 투데이쇼와 협업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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