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美 ‘화웨이 배제’에 반기…동맹 전선 무너지나

조선비즈
  • 이경민 기자
    입력 2019.02.18 16:12

    동맹국을 동원한 미국 정부의 중국 화웨이 배제 계획에 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제품을 쓰지 말라고 동맹국을 압박 중인 가운데, 핵심 동맹인 영국이 ‘화웨이 배제 전선’에서 빠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영국 국립사이버보안센터(NCSC)는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해도 보안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CSC의 ‘화웨이 사이버 보안 평가위원회’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화웨이 통신장비를 통해 다른 나라의 사이버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NCSC는 화웨이 통신장비를 써도 사이버 안보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결론을 도출했으나, 아직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진 않았다.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화웨이 건물에 회사 로고가 붙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NCSC의 이번 판단은 화웨이를 5G 사업에서 배제하라고 동맹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전략에 타격을 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에 도청과 정보 유출이 가능한 기능이 숨겨져 있고 화웨이가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화웨이 제품을 쓰면 국가기밀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호주와 뉴질랜드가 지난해 화웨이 장비 금지 조치에 동참했다.

    그러나 영국과 독일 등 몇몇 유럽 국가는 미국 주도의 반(反) 화웨이 전선에 가담할지 아직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미국·영국·프랑스·호주·뉴질랜드 5국 기밀 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소속이다. 영국 정부가 NCSC의 판단을 근거로 5G망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승인할 경우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를 따를 수 있어 미국 정부의 화웨이 퇴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019년 2월 15~1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동맹국에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금지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은 펜스 부통령이 16일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전에도 화웨이 배제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로버트 해니건 전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 본부장은 이달 12일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사용된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알렉스 영거 영국 대외정보국(MI6) 국장은 15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화웨이 문제가 복잡하지만 (화웨이의 설비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영거 국장은 "국가의 중요한 기반시설이 독점 사업자를 통해서만 공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영국 정부의 화웨이 배제 여부는 올 봄 결정될 예정이다.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가 NCSC의 보고서를 검토해 결정한다.

    미국은 연일 화웨이 배제론을 펼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뮌헨안보회의에서 "화웨이의 통신기기를 거치는 모든 정보를 중국 정부와 공유하도록 하는 중국 법 때문에 화웨이를 수용하는 것은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동맹국을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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