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꼬리내린 현대그린푸드에 주주제안 안하기로

조선비즈
  • 전준범 기자
    입력 2019.02.14 19:44 | 수정 2019.02.14 19:52

    공개중점관리기업도 해제

    ‘자본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현대그린푸드에 주주 제안을 하지 않고 짠물배당 블랙리스트(중점관리기업)에서도 빼주기로 했다. 기업 스스로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배당정책을 수립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위)는 14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주주권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현대그린푸드에 대해서는 주주 제안을 안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탁자책임위 관계자는 "최근 현대그린푸드(005440)가 수립한 배당정책이 예측가능성을 지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수탁자책임위는 현대그린푸드의 배당 확대 의지를 고려해 공개중점관리기업 명단에서도 지우기로 했다.

    조선DB
    국민연금은 2015년부터 현대그린푸드의 과소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 비율)을 문제 삼아왔으나 기업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2016년 현대그린푸드를 비공개 대화 대상기업으로, 2017년에는 비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5월에는 공개중점관리기업으로 전환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번 논의에 앞서 수탁자책임위는 지난 7일 현대그린푸드처럼 짠물배당 회사로 유명한 남양유업에 ‘배당정책 심의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정관 변경을 먼저 요구했다. 이를 지켜본 현대그린푸드는 다음날인 8일 "2018~2020년 사업연도의 배당성향을 종전(6.2%) 대비 2배 이상 높은 13%로 강화하겠다"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가 2대 주주의 제안을 묵살하지 않고 즉각 반응하며 개선책을 마련한 게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2.8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 부회장(23.0%)과 정지선 회장(12.7%) 등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총 37.7%의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수탁자책임위 관계자는 "기업들이 합리적인 배당정책을 수립하고, 배당정책의 투명성·구체성·예측 가능성 등을 제고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운용업계는 현대그린푸드와 달리 주주 제안을 거절한 남양유업이 앞으로 국민연금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양유업(003920)은 국민연금의 주주 제안을 전달받고 나흘 후인 11일 입장문을 통해 "배당을 확대하면 지분 53.85%를 가진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혜택을 더 보게 된다"고 했다. 배당 강화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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