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이용자 217만명, 3월부터 은행 대출 어려워진다

조선비즈
  • 이윤정 기자
    입력 2019.02.13 10:00

    은행 DSR 산정 시 대부업체 대출도 포함
    취약차주 대출 상환 압력 높아질 듯

    3월 말부터 대부업체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217만명의 대출정보가 전 금융권에 공유된다.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 대출도 함께 이용하는 이들의 경우 당장 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만기 연장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원리금 상환 지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지난해부터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대출 심사를 할 때 대부업체 대출은 고려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이 정보까지 포함해 대출을 내줄 수 있게 됐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업체 대출 이용자가 1년간 갚아야 할 원리금 규모가 3월 말부터 은행, 카드사 등 전 금융권에 공유된다. 지금까지는 저축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에만 공유됐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금은 대부업체가 대출 잔액만 공유하지만, 앞으로는 금리와 만기 일자 등 공유되는 정보의 범위를 순차적으로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정보 공유 대상 대부업체 수는 총 1445곳이다. 대부업체 등록은 지방자치단체와 금융위가 나눠받고 있는데, 금융위 등록 대부업체만 먼저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등록 대부업체 이용자 수는 지난해 6월 기준 236만7000명이다. 금융위 등록 대부업체가 전체 등록 대부 업체의 92%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보 공유 대상 이용자는 217만명에 달한다.

    오는 3월부터 대부업체 대출정보가 전 금융권에 공유되면서, 은행 등이 DSR을 산정할 때 대부업체 대출 규모 등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조선DB
    이번 대출정보 공유를 두고 대부업계는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이나 신용이 낮은 차주)를 낭떠러지 끝으로 내모는 처사"라며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대출의 1년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눠 계산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작년부터 은행 대출에 적용시켰고, 올해 상반기 내로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대부업체 대출정보가 공유되면 전 금융회사의 대출 심사 지표에 포함될텐데, 이 경우 취약차주의 ‘빚 갚을 능력’은 더욱 쪼그라든다. 돈 빌리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 이용자 대부분이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도 함께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라며 "과거에 대출 심사를 받았을 땐 대부업체 대출이 드러나지 않아 대출 한도를 높게 잡을 수 있었겠지만, 대부업 대출이 드러나면 은행들은 이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기존 대출 한도를 삭감하고, 만기도 연장해주지 않으려 할 것"고 말했다.

    이어 "대부업체 이용자들은 제도권에서 밀려난 신용도 최하위 계층"이라며 "당장 대출 만기일이 도래해도 상환할 여력이 안되는데다,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 생계 자체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 대출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신용점수가 낮아지는 일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 대출 이용자들이 당연히 저신용자일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실제로는 신용도가 높지만 급전이 필요할 경우에도 많이 사용한다"며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신용점수가 낮아지는 불합리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지도 등 여러 방법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이미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대출을 받는 경우 은행권에 비해 신용점수와 등급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하는 현상을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 중인데, 필요할 경우 대부업체도 이에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도 은행권 대출 한도가 줄거나 원리금 상환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업체 대출 정보가 공유되고 DSR 규제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되면 은행권은 물론 카드, 저축은행 등에서도 대출 받기가 힘들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취약차주의 경우 빚을 내 생활해왔던 만큼 당장은 힘들어지겠지만, 빚으로 계속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당장은 고통스럽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대출정보를 공유하는 대부업체 범위가 금융위 등록 업체에 한정돼 있다보니 취약차주가 당국의 관리 밖에 있는 대부업체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는 대출이 절실한 이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햇살론·새희망홀씨 등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대출은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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