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 잔고 또 급증...삼성전자·셀트리온에 집중

조선비즈
  • 김유정 기자
    입력 2019.02.11 15:00

    지난해 말 주춤했던 대차거래가 올해 들어 다시 급증하고 있다. 대차거래 잔고는 투자자가 공매도 등을 위해 빌린 뒤 갚지 않은 주식을 뜻한다. 대차거래 잔고가 많을수록 공매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상승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이후 일일 대차거래 잔고는 69조원 대에 진입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 보유한 기관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 규모 수수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이다. 주로 공매도에 이용되기 때문에 공매도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가 먼저 주식을 빌려 팔고 이후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서 빌린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올리는 투자기법이다. 대차거래 잔고 증가는 그만큼 공매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해 9월 74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10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12월에 62조원대로 떨어졌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기말 배당이나 주총 의결권 등의 영향으로 대차 주식 상환이 활발해지는 탓에 일반적으로 대차잔고가 감소한다"며 "이후 다시 대차 잔고가 늘어나는 종목들은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이거나 주가 모멘텀이 안좋은 대형주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해소 등 기대감만으로 오른 증시에 부정적 전망을 가진 투자자들이 많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올해 기업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음에도 코스피 지수는 1월에만 9% 오르는 등 예상 밖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락장에 베팅하려는 대기 자금 격인 대차잔고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월 초 60조원까지 내려간 대차거래 잔고는 연일 증가하며 한 달만에 7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김재은 연구원은 "기업 이익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증시 밸류에이션은 비싸진 상황이라 증시가 1월처럼 랠리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주가가 오른 종목들 중심으로 대차가 쌓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한달 간 대차거래 잔고는 코스피, 코스닥 시장 모두 전기전자와 제약·바이오 업종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1월1일부터 2월8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 규모 상위 업종으로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전기전자(12조1000억원), 의약품(8조7000억원), 운수장비(4조8000억원), 화학(4조8000억원), 금융업(4조4000억원), 유통업(2조7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제약(1조6000억원), 운송장비 부품(1조3000억원), 반도체(8000억원)의 순이었다.

    개별 종목으로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셀트리온(068270)이 5조7000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삼성전자(005930)(4조9000억원), 삼성전기(009150)(2조9000억원), SK하이닉스(000660)(2조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조9000억원), 넷마블(251270)(1조50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에선 신라젠(215600)(1조80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1조8000억원)의 대차거래 잔고가 가장 많았다.

    이상민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외국인 수급이 좋아 주가가 오른 것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감리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이라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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