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빠르게 늘면서 경매로 나오는 상가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가 경매의 평균 응찰자수가 줄어들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히 강남구 일대 상가가 유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서울 전체 상가(점포, 아파트상가, 주상복합상가, 근린상가 등)의 경매 낙찰가율은 48%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월별 81~96%에 달했던 낙찰가율은 11월 76%, 12월 67%로 낮아지고 나서 올해 초엔 50% 선도 무너졌다. 1월 경매에 부쳐진 상가 109건(총 감정가 179억2759만원) 가운데 22건만 낙찰(총 낙찰가 86억975만원)됐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140-3, 140-10 일대 선릉대림아크로텔 상가 전경.

1월 서울 전체 상가 경매 평균 응찰자수는 2.36명으로 지난해 12월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서울 중 강남구를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응찰자수도 줄었다. 전반적으로 경매 열기가 식으면서 연달아 유찰되는 상가도 적지 않다.

강남구는 지난해 10월 이후 3달 연속 11~12건의 상가 경매가 진행되며서 낙찰가율이 100%에서 71%, 60%로 점점 떨어졌다. 1월에는 상가 2건이 경매에 나왔지만 모두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강남구 삼성동 140-3, 140-10 일대 선릉대림아크로텔 1층 오피스텔 상가(건물 259㎡)는 감정가 40억3000만원에 나왔지만 이달까지 2회 유찰돼 25억7920만원(64%)에 다음달 중 다시 입찰될 예정이다. 2회 연속 응찰자가 없었다.

강남구 도곡동 953-1 양재SK허브프리모 3층 306호 주상복합 상가(건물 199㎡)는 감정가 20억원에, 논현동 241-1, 241-8 일대 강남구청역 SK 허브 블루 1층 112호 오피스텔 상가(건물 55㎡)는 감정가 10억원에 모두 응찰자가 없어 2회 유찰됐다.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무더기로 진행된 도곡동 우성리빙텔 주상복합 상가 물건 9건 중 4건도 아직 주인을 찾지 못 했다.

실제 최근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상가 공실률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국 중·대형 상가(330㎡ 이상) 공실률은 10.8%로, 지난 2013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공실률은 1년 만에 1.5%에서 11.2%로, 도산대로변은 4%에서 10%로 급등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경매 시장에서 상가의 가치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면서 "강남구와 중구, 종로구를 중심으로 낙찰가율 하락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