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 경영 참여하려면 100억 토해내야

조선일보
  • 방현철 기자
    입력 2019.02.02 03:08

    지분 10% 이상 주주 경영참여땐 6개월 내 매매차익 반환할 의무
    대한항공 주가 최근 30% 올라… 결국 주주권 행사하지 않기로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 보유한 기업 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1일 관심이 모아졌던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초 기금위는 한진칼과 대한항공, 두 회사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검토했었다. 두 회사 모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있고,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그런데 한진칼에는 제한적이나마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하면서 대한항공은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왜 그럴까?

    엇갈린 결정이 나온 배경에는 '10% 룰'이 있었다. '10% 룰'이란 자본시장법상 특정 주주가 지분 10% 이상을 경영 참여 목적으로 보유하면 6개월 내 단기 매매 차익을 해당 기업에 돌려줘야 한다. 이런 규정이 생긴 건 경영에 참여하면 기업 내부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이를 활용해서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은 11.56%를 갖고 있어 '10% 룰'을 적용받아 단기 차익을 토해내야 하지만, 한진칼 지분은 7.34%를 보유하고 있어 '10% 룰'을 적용받지 않는다.

    기금운용위에 앞서 한진칼·대한항공에 대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검토했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도 '10% 룰' 때문에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에 대한 반대가 많았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대한항공이 최근 6개월간 주가가 약 30% 올라 토해낼 수익이 1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며 "주주권을 행사하면 오히려 국민연금 수익률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2016~2018년 대한항공에 경영 참여 목적으로 투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총 489억원의 차익을 반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앞으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할 기업들을 고를 때 '10% 룰'이 적용되는 회사보단 국민연금 지분율이 10%보다 적은 기업들을 선정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분율 5% 이상인 기업 중에서 '중점 관리 기업'을 선정한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5~10%인 국내 상장 기업들은 215개에 달한다. SK하이닉스(국민연금 지분율 9.1%), 현대차(8.02%), LG화학(9.74%), 셀트리온(5.04%), SK텔레콤(9.13%), 한국전력(7.19%) 등이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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